HP·컴팩 중복제품 정리

 지난 90년대 초반 선보인 휴렛패커드(HP)의 대표적 기업용 PC와 인텔 칩을 기반으로 한 32비트 서버가 앞으로 시장에서 사라진다. 또 HP의 개인휴대단말기(PDA)인 ‘조나다’와 컴팩의 고성능 서버 운용체계(OS)인 ‘트루64’도 무대 뒤편으로 퇴장한다.

 새 HP는 지난 7일(현지시각) 오전 10시 30분 본사가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서 출범식을 갖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제품 운용계획(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로써 지난 90년대 초반 HP가 데스크톱PC·노트북컴퓨터·서버 사업을 개시하면서 각각 시장에 선보인 기업용 데스크톱PC인 ‘벡트라’와 노트북컴퓨터 ‘옴니북’, 그리고 서버 ‘넷서버’가 시장에서 사라지게 됐다. 대신 새HP는 컴팩의 제품인 ‘에보(데스크톱PC 및 노트북컴퓨터)’와 ‘프로라이언트(서버)’를 가지고 이 시장에서 승부를 걸게 된다.

그리고 휴대형 IT기기의 대표주자인 PDA의 경우 HP의 ‘조나다’가 사라지며 컴팩의 ‘아이팩’이 남는다. 대신 ‘아이팩’은 ‘HP 아이팩 포켓PC’로 이름이 바뀌게 된다. 이밖에 주변기기 분야에서는 컴팩의 프린터가 사라진다. 새 HP는 사라지는 제품에 대해 1년의 기간을 두고 고객의 제품 이전(미그레이션)을 도울 예정이다.

 그동안 새 HP는 제품의 시장 점유율과 매출을 주요 기준으로 해 양사의 중복 제품을 정리하겠다고 말해 왔으며 이번 조치에 반영됐다.

 칼리 피오리나 새 HP 최고경영자(CEO)는 “두 회사 제품 가운데 어느 한쪽을 희생시켜야 한다는 것이 무척 힘겨운 작업이지만 고객의 요구에 따랐으며, 세계 최대 IT업체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고 적절한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HP와 컴팩 양사 한국법인은 “새 HP 로드맵과 관련해 아직 본사에서 세부사항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언급하며 “하지만 퇴출 제품을 비롯해 어떠한 경우라도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끝까지 최선을 다해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신혜선기자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