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만 TFT LCD업체는 지금 …라인 풀가동 `즐거운 비명`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공급부족 현상이 날로 심화돼 선수금을 받고 제품을 공급하는 현상까지 발생, LCD업계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TFT LCD 수요는 폭발하고 있으나 공급이 이를 따라주지 못해 품귀현상이 나타나는 것. 심지어 17·18인치 모니터용 등 인기 모델은 국내외에서 주문이 쇄도, 최근에는 3개월치의 선금을 받고 물량을 공급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국과 대만의 주요 LCD업체들은 선수금 확보기간을 늘리는 한편 안정적인 주문 확보를 위해 장기공급계약(LTA)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의 모니터용 TFT LCD 업체 LG필립스LCD의 경우 선수금 확보 규모가 수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인은 무엇인가=이같은 현상은 무엇보다 TFT LCD 수요에 비해 공급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즉, 기존 TFT LCD가 기존 브라운관(CRT)을 대체해 모니터용 디스플레이로 각광받으면서 수요는 급증하고 있으나, 세계 LCD업계는 지난해 정보기술(IT)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설비증설을 지연, 공급이 받쳐주지 못하는 것이다.

 현재 노트북·모니터·TV 등 중대형 TFT LCD 생산량은 세계적으로 월 400만대를 약간 넘지만, 수요는 월 500만대를 웃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디스플레이서치 등 시장조사기관들은 올해 10.4인치 이상의 TFT LCD 시장이 월 500만대, 연간 6000만대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핵심부품인 냉음극형광램프(CCFL), 도광판의 핵심 원재자인 아크릴판 등 핵심소재류의 부족도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LCD 광원으로 사용되는 CCFL의 경우 공급이 20% 정도 달린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이에 따라 CCFL업체들이 설비증설을 추진중이지만 최종 소비자들이 일본의 해리슨·산켄 등 일부 제품만을 원해 CCFL 품귀는 4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언제까지 계속되나=지난 98∼99년에 이어 두번째로 찾아온 이번 TFT LCD 업계의 호황국면은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 등 세계 IT경기 회복 여부 등 변수가 있긴 하지만 모니터용 대체 수요를 중심으로 TFT LCD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기 때문이다.

 설비투자 비용이 막대하고 투자 후 라인 정상 가동(램프업)까지 걸리는 시간이 많이 소요돼 세계적으로 공급업체가 한정돼 있는 점도 TFT LCD 공급부족 현상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특히 일본업체들이 노트북·모니터용 시장에서 발을 떼면서 TFT LCD 공급은 사실상 한국·대만 등의 6∼7개 업체로 압축된 상태다.

 변수는 세계 TFT LCD 시장 1, 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 두 회사의 5세대 TFT LCD 라인 가동이 초읽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LG와 삼성의 5세대 라인이 풀가동된다 해도 전체적인 LCD 공급부족을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들 업체가 대형 LCD인 TV용 부문을 강화하고 있는데다, 대만업체들의 5세대 라인 가동도 기약이 없는 상태다. 결국 TFT LCD 시장의 수급 균형은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