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북으로 여는 세상]김지하 시낭송집 ’타는 목마름으로’

 *김지하 시낭송집 ’타는 목마름으로’/와이즈북토피아 제작 및 서비스

 

 저항시인 혁명가에서 생명운동가로, 또 예술과 문화의 율려 운동가로 사상적 전환을 거친 이 시대 대표적인 지성인 김지하의 시를 전자책으로도 만날 수 있다. 김지하 시인의 첫 시집 ‘황토(1970)’에서부터 ‘타는 목마름으로(1982)’ ‘애린(1986)’ ‘별밭을 우러르며(1989)’ ‘중심의 괴로움(1994)’ 등 다섯 권에서 대표작 11편만을 골라뽑아 새롭게 구성한 전자책 ‘타는 목마름으로’는 시인 김지하의 치열한 삶의 진한 향기를 그대로 전한다.

 특히 ‘들녘’ ‘타는 목마름으로’ ‘빈 산’은 김지하 시인의 육성으로 직접 시를 들을 수 있어 그 느낌이 더욱 장중하다. 또 시인과 직접 인터뷰한 내용을 담은 동영상은 시인의 문학적, 사상적 편력의 행간을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이렇듯 시인의 온몸에서 처절하게 흘러나온 시들과 그의 거침없는 목소리를 통해 울려퍼지는 공생에 대한 염원은 독자에게 지적인 욕구와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으며 오늘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성찰의 계기를 마련해주고 있다.

 김지하 시인은 인터뷰에서 이 사이버와 디지털시대, 그러면서 고대적인 신화의 팬터지가 쏟아지고 넘치는 시대, 상호모순의 시대에 혼돈에 휩싸인 사회와 지구의 현실을 변혁하고 진정한 평화를 가져오게 하는 것은 정치와 경제가 아니라 참다운 상상력과 미적 교육, 미학적 창의력이라고 역설했다. 또 시인은 이 시대는 한 가지 전문분야의 지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너무나 심각하고 근원적인 질병에 빠져있다고 진단하고 이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모든 학문 분야의 사람들이 서로 만나 터놓고 이야기하고 같이 호흡해야 한다고 말한다.

 최첨단 디지털 기기와 시인 김지하의 만남, 어울리지 않을 듯한 이 조합은 오히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경계를 넘는 새로운 만남의 가능성까지도 보여준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