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대표 구자홍 http://www.lge.com)가 최근 이동전화단말기의 자가유통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달들어 최근 용산상가와 양판점·유통점 확보에 나서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유통인력도 보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관계자는 “단말기보조금 규제 강화로 국내 이동전화단말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통신서비스업체에만 의존할 수 없게 됐다”며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달 시장이 크게 줄어들면서 자가유통 강화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했다. 삼성전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통신사업자 의존도가 높아 점유율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자체집계 결과 지난달 16만5000대를 판매, 19%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의 격차는 무려 45%포인트 이상 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 기간동안 유통비중이 늘어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사업자와 유통의 비중이 7 대 3 가량이었으나 지난달에는 6 대 4 정도로 자가유통 비중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시장이 위축되자 패션타운 밀리오레와 공동 마케팅을 실시하는 등 독자적인 판로 확보에 노력을 기울였다.
이에 비해 LG전자는 자가유통 확대에 선뜻 나서지 못했다. 국내 판매량의 90% 정도를 사업자에 공급하는 LG전자가 독자적인 판로를 확보하려다 통신서비스업체의 눈밖에라도 나면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달 예상보다 판매량이 크게 떨어지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LG전자 관계자는 “영업 인력을 우선적으로 배치하면서 유통역량이 떨어졌다”며 “유통 전문인력을 보강중”이라고 말했다. 용산상가와 양판점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LG전자 이동전화단말기 전문판매점인 사이언숍을 늘리는 방안도 강구중이다. LG전자는 현재 1200∼1300개의 LG전자 대리점과 15개의 사이언숍을 통해 이동전화단말기를 독자적으로 유통시키고 있다.
하지만 LG전자가 자가유통 강화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삼성전자 정도로 끌어올리기에는 시장지배력 등에서 열세기 때문이다. 김종은 LG전자 이동통신총괄 사장은 지난 8일 “이동통신시장은 서비스업체들이 이끌어가고 있기 때문에 제조업체가 독자적으로 단말기를 판매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자가유통 강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