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특수를 기대하던 디지털TV 수신카드업체들이 고민에 빠졌다. 월드컵을 20여일 앞두고도 큰 수요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는 월드컵 기간 전에 폭발적인 구매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큰 폭의 가격인하와 아날로그TV 수신카드 보상판매 등을 단행했지만 이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했다. 실제로 한 업체는 보상판매 행사를 통해 300대의 실적을 기대했으나 목표치에 크게 못미치는 100대에 그쳤다. 소비자가 10만원을 파격적으로 인하하고 모든 종류의 아날로그TV 수신카드를 5만원에 보상해줬지만 효과는 적었다.
“월드컵을 앞둔 시점에서 벌인 행사라 큰 기대를 걸었지만 소비자의 호응이 미미했다. 월드컵 때문에 제품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증가하지만 구매까지 연계되질 않는다”고 최근 행사를 벌인 업체 관계자는 전했다.
이런 양상은 유통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아날로그TV 카드를 대체할 제품으로 시장으로부터 주목을 받았지만 시기상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재까지 아날로그TV 수신카드는 월 1만대 규모로 꾸준히 팔리지만 디지털TV 수신카드는 월 1000대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 관계자는 “아날로그TV 카드의 10배에 달하는 가격 때문에 소비자가 구매를 주저하는 것 같다. 디지털방송이 정착되고 그 장점을 개인이 체험해야 디지털TV 수신카드가 본격적인 성장 궤도를 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지털TV 수신카드는 고가의 부품 때문에 가격이 30만원 후반이며 이는 일반 아날로그TV 카드의 10배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