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서버통합 `급피치`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서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라.’

 금융권의 전산환경이 메인프레임 기반에서 개방형 환경으로 다운사이징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전산실 내 서버 수가 급속히 증가함에 따라 금융권내 서버통합(서버 콘솔리데이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버통합은 파일 서버·프린터 서버·배치 서버·인터넷 서버·애플리케이션 서버 등 각기 분산된 이기종 서버를 하나로 묶어 통합환경을 구축하는 것으로 중복투자비·관리비·인건비 등 총소유비용(TCO)을 줄일 수 있는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9일 현재 서버통합을 고려하고 있는 주요 금융사들은 국민은행을 비롯해 한빛은행·기업은행·농협 등으로 이들 금융사는 고객관계관리(CRM) 도입이나 인터넷뱅킹 등 현업의 e비즈니스 확산으로 인해 앞으로도 서버도입이 계속 급증할 것으로 전망, 서버도입을 ‘자원의 효율적 활용’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접근해야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종합금융사’를 지향하며 정보시스템 환경을 대대적으로 개선하고 있는 농협은 지난해 7월부터 서버관리반을 가동, 서버통합 프로젝트를 위한 실태조사를 진행중이다. 농협의 서버는 총 350대로 지점과 현업에 흩어져있는 분량을 제외하고 전산실에서 직접 관리하는 서버 대수만 150여대에 이른다. 특히 농협은 유닉스서버 통합 외에도 금융업무를 처리하는 주 시스템(유니시스 메인프레임) 7대에 대한 서버통합을 준비하고 있다.

 농협관계자는 “점포수 5000개에 고객 수만 3500만명에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종합금융사로 가기 위해 IT 인프라를 통일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내년에 착수할 차세대시스템 구축 작업과 함께 흩어져있는 주 시스템에 대한 통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택은행과 전산통합을 추진중인 국민은행의 경우 관리대상 서버 수는 400여대에 이르고 있다. 현재 주택은행 구 조직의 서버관리팀에서 서버를 관리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안을 모색중이다. 이와 관련, 국민은행은 한국IBM과 한국HP로부터 신기술 도입 및 서버통합과 관련한 컨설팅을 받고 있으며, 이달말께 서버통합에 대한 밑그림을 완성할 계획이다.

 한빛은행을 비롯한 우리금융그룹의 정보시스템을 맡고 있는 우리금융정보시스템도 서버통합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자료를 분석중이다.

 서버관리를 맡고 있는 FM사업본부 데이터센터 관계자는 “현재 관리대상의 서버는 300여대이지만 향후 합병되는 경남·광주은행을 포함하면 350여대로 증가해 전략수립이 필요하다”며 “특히 아키텍처팀을 신설, 행내 서버구매에 대한 요구를 승인하는 프로세스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기업은행도 64개 서버를 통합하기 위해 ‘서버통합관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서버마다 도입시기가 다르고 버전도 달라 서버통합을 위한 또 다른 비용부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연간 수십여대씩 늘어나는 서버증가에 대해 장기전략을 세울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밝혔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