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 이사회가 채권단이 제시한 사업분할을 포함한 구조조정안을 마련하자는 후속조치에 동의했다. 그러나 이번 결정은 구체적인 사업분할 및 분리매각 방법에 대한 동의가 아니라 분할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구조조정안을 마련하자는 원칙에 합의한 것이어서 앞으로 채권단과 하이닉스가 합의된 분할매각안을 만들기에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하이닉스반도체 이사회는 9일 오전 서울 강남 대치동 사옥에서 박상호 사장 등 7명의 이사와 제임스 거지 등 해외 체류중인 외국인 이사 2명, 방미중인 박종섭 이사 등 3명이 콘퍼런스콜을 통해 참석한 가운데 채권단이 제시한 회사분할안을 승인했다. 또 이사회 후에는 이같은 결정사항을 이천·청주·구미 전사업장 팀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영상회의를 통해 알렸다.
하이닉스 이사회는 이날 발표문을 통해 “지난 3일 채권금융기관 운영위원회가 결의한 후속 조치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그러나 “구조조정특별위원회가 수립한 구조조정방안에 대해 하이닉스 이사회의 동의를 거치도록 했으며 외부 전문기관 선정과 업무범위는 주채권은행과 하이닉스가 협의해 결정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사회의 이같은 결정은 채권단이 제시한 회사분할안을 일부 수용하는 것으로 보이나 구조조정방안을 마련할 외부 전문기관 선정도 협의토록 하는 등 이사회의 동의를 거치도록 전제를 달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에 따라 채권단이 분할매각을 가속화하기 위해 다음달 1일 출자전환을 통해 이사진의 교체를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은 9일 “하이닉스 분할매각안은 최선의 방법”이라며 “다음달 25일께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해 하이닉스 처리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