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는 지난 97년 말 외환위기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던 외환보유고가 당시 39억달러에 불과했으나 지난 3월말에는 1060억달러로 세계 5위가 됐다. 또 당초 계획보다 3년이나 앞서 지난해 8월 IMF자금 전액을 조기 상환했다.
급속한 경제회복의 요인에는 국민 전체의 일치된 노력과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시장시스템을 조기에 복원하고 경제의 역동성을 되찾은 것과 재벌위주의 경제구조에서 벗어나 IT산업 중심의 신경제로의 빠른 전환 등을 들 수 있다. 지난 5년간 IT산업의 급격한 발전은 한국 경제 회복의 원동력이 됐다.
특히 국내 CDMA 관련 이동통신기술과 반도체 생산, TFT LCD 등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한국의 IT산업은 향후 유무선 통합 초고속망, CDMA, 반도체, TFT LCD, 디지털 TV 등을 중심으로 더욱 더 성장해 IT 강국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중심에 코스닥증권시장이 있었다. 코스닥증권시장은 지난 96년 설립 이후 97년 외환위기와 경기침체로 위기를 맞이했으나, 이후 저금리에 의한 유동성 증가, 경기회복 등 경제적 요인과 등록요건 완화 및 세제혜택 제공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정부의 지원정책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발전했다.
양적, 질적인 측면에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세계적인 시장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코스닥시장은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한국 신경제의 발전을 촉진한 가장 성공적인 파이낸셜 엔진이며 세계 신시장 중에서 나스닥 다음의 성공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코스닥시장의 성장으로 코스닥시장에 대한 해외 투자자의 신뢰도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98년 3.4%이던 외국인 투자비중이 99년 7.5%, 2000년 7.0%, 지난해 10.4%로 늘었으며 지난 3월에는 11.0%까지 상승했다. 이같은 코스닥시장의 특성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역동적인 시장, 고성장기업 중심의 시장, 다양한 업종군의 시장, 기업의 필요자금을 원활히 공급하는 시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최근 3년동안 한국증권거래소의 IPO기업수는 19개에 불과한 반면, 코스닥시장의 IPO기업수는 457개다. 이것으로 최근 한국에서 가장 각광받는 IPO시장은 코스닥시장임을 알 수 있다.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에서도 코스닥 등록기업의 시가총액대비 유상증자금액 비율이 한국거래소보다 높게 나타났다. 즉 코스닥시장은 IPO뿐만 아니라 유상증자를 통해서도 기업이 필요로 하는 자금을 원활히 공급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은 이러한 자금공급을 통해 기업들의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기업들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이 활성화되기 전인 지난 98년까지 기업들은 대부분 은행에 의존한, 간접금융방식에 의해 자금을 조달했다. 기업들은 과도한 금융비용 부담으로 경쟁력이 약화되었으며, 은행들은 과도한 신용리스크에 노출됐다.
그러나 99년 이후 코스닥시장이 활성화됨에 따라 기업들은 IPO,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금조달이 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기업은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자본조달비용이 하락했으며 은행은 신용리스크를 줄일 수 있게 됐다. 또한 중소 벤처기업들은 자금조달뿐만 아니라, 기업의 브랜드가치 제고, 고급인력 유치 등 경영활동의 다양한 측면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미국의 나스닥이 NYSE에 버금가는 지위를 획득한 데 걸린 시간이 25년인데 비해 코스닥시장이 KSE의 위치를 위협하는 데 걸린 시간은 4년에 불과하다. 이같은 압축성장에 따라 코스닥시장은 성장통을 겪었다. 그러나 투명성, 공정성 및 시장의 효율성·안정성의 문제는 이제 대부분 해소되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은 외환위기 이래 한국의 IT산업의 젖줄 역할을 해왔다. 코스닥시장은 앞으로도 이같은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코스닥시장을 잘 정비할 것이다.
한국의 IT산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 인프라를 바탕으로 향후 세계를 주도할 것이며, 그 배후에는 코스닥시장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