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에게 장보기는 절대 즐거운 일거리가 아닙니다. 인터넷을 통해 주부들의 장보기를 대행해 주는 특화 쇼핑서비스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할인점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의 e커머스 사업을 진두 지휘하는 이제세이사(43) 는 인터넷 주문배달서비스 ‘e홈플러스(http://www.ehomeplus.com) 사이트의 나아갈 방향을 이렇게 제시한다.
기존 인터넷 쇼핑몰과 차별화해 주 타깃층을 주부로 특화, 한정시키고 국내 최대인 1만5000여개의 상품을 실시간으로 편리하고 빠르게 안방까지 배송해 특화 쇼핑사이트로 정착시키겠다는 것이다.
이 이사와 e홈플러스가 사업 초기부터 업계의 주목을 받은 것은 처음으로 배송료를 전면 유료화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몇백원 단위부터 몇십만원대 상품까지 배송하며 일괄적으로 5000원의 배송료를 받는다.
“매장에서 판매하는 상품이면 가격대를 불문하고 배송합니다. 빠르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부각시켜 배송료에 개의치 않고 필요한 고객에게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봐줬으면 좋겠습니다.”
배송료 유료화는 수익을 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원하는 시간에 최적의 상태로 배송하기 위한 것, 즉 보다 정확하고 편한 장보기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최소한의 비용이라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배송료 유료화의 성공여부를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
실험, 내지 모험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삼성 홈플러스의 배송료 유료화 정책이 성공한다면 타 인터넷 쇼핑몰은 물론 온라인 유통업계 전체에 배송료 유료화가 급속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몇몇 쇼핑몰은 수익창출에 가장 큰 장애요소인 배송료 무료를 폐지하고 유료화를 도입하는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배송 유료화에는 그에 걸맞은 서비스가 뒤따라야 합니다. 신선식품 등 상품에 맞는 최적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맞추는 등 서비스를 한차원 높게 가져가야 하죠.”
현재의 시장상황에서 어떤 인터넷 쇼핑 사이트가 생존하고 성공할 수 있는가에 대해 그는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전문화되고 앞서가는 서비스, 특화된 고객 타깃층으로 고정고객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모기업의 경쟁력을 배가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잡았다.
이를 위해 상품 픽업요원을 주부로 고용하고 PDA를 공급, 빠르고 정확한 픽킹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상온·냉동·냉장이 동시에 가능한 식품 전용차량 운영, 지리정보시스템에 의한 고객위치파악까지 전문화된 전산자동시스템을 갖췄다.
서비스 2개월만에 7000여명의 고정 고객을 확보하고 재구매율도 40%에 이른다는 설명.
“인터넷 주문배달 서비스로 큰 이익을 남길 생각은 없습니다. e홈플러스 사업은 삼성 홈플러스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오프라인 유통사업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얻기 위한 서비스 차원의 부가사업 입니다.”
백화점이나 TV홈쇼핑 계열 인터넷 쇼핑몰보다 출발은 늦었지만 업계의 시행착오를 발판삼아 후발주자의 이점을 최대한 살려나가는 e홈플러스와 이제세 이사의 성공여부와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