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형 공장도 이제는 브랜드시대.’
수도권 일대의 아파트형 공장 신축 경기가 폭발적인 성장세를 거듭하는 가운데 고급아파트 시장에 유행하는 브랜드 차별화 전략이 아파트형 공장업계로 급속히 번지고 있다.
아파트형 공장이란 촌스런 간판 대신 아이밸리, 선텍시티, e스페이스 등 호화맨션을 떠올리는 우아한 이름을 붙인 ‘내집처럼 편안한 공장’들이 속속 들어서 공단지역의 외형을 바꿔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공장건물에도 쾌적함과 품격까지 원하는 변화된 사회적 분위기와 함께 아파트형 공장시장에 새로 뛰어든 대형 건설업체들이 저마다 고품격 브랜드를 앞세워 분양경쟁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종합개발은 성남, 군포 아파트형 공장에 ‘아이밸리’란 고유 브랜드를 붙여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아이밸리가 자체 아파트브랜드인 ‘아이파크’와 어감이 비슷해 아파트형 공장부문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회사 인지도를 높이는데 큰 덕을 봤다는 분석이다.
롯데건설도 성남시에 짓는 자사의 첫번째 아파트형 공장에 선텍시티라는 고급브랜드로 승부수를 걸고 있다. 롯데건설은 아파트에 브랜드명(롯데캐슬)을 부여한 선발업체인데 향후 선텍시티를 첨단 아파트형 공장의 대표적인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물산이 안양시에 건설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아파트형 공장은 지난해 사내공모로 채택된 ‘메가밸리’란 명칭이 붙었다. 메가밸리는 삼성이 만드는 아파트형 공장임을 내세워 브랜드 가치를 계속 높이고 있는데 향후 아파트형 공장사업에 계속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아파트형 공장부문의 선발업체인 SK건설과 에이스종합건설도 후발업체의 차별화 전략에 자극받아 새로운 브랜드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또 벽산건설(디지털밸리)과 우림건설(이비즈센터), 명지건설(e스페이스), 한신공영(IT타워)도 올들어 독자적인 아파트형 공장 브랜드로 분양 경쟁에 착수했다.
시공사의 이름을 건 브랜드 마케팅이 열기를 뿜으면서 아파트형 공장의 시설과 서비스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일부 아파트형 공장은 건물 꼭대기까지 차량이 올라가는 회전식 통로와 층별 휴게공간, 자동 보안장치, 옥상에는 골프 퍼팅장까지 설치하는 등 멋진 이름에 걸맞은 호화사양으로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의 한 관계자는 “현재 수도권에 시공중인 아파트형 공장수는 70여개로 전년대비 3배나 증가했고 시장규모는 1조원에 달하고 있다”면서 “아파트형 공장 시장에도 차별화된 브랜드 마케팅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