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등기업을 유지·강화하기 위한 삼성전자의 경영혁신은 어디까지 진행될까.
삼성전자(대표 윤종용)가 지난 9월부터 구매업무 일부도 아웃소싱으로 전환한 것으로 밝혀져 다시 한번 경영혁신의 대상과 범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IMF 이후 본질적인 경쟁력과 관계없는 부문은 모두 아웃소싱한다는 방침으로 지난 99년부터 줄기차게 아웃소싱·분사·철수작업을 추진해왔다.
삼성전자는 가장 먼저 소형가전을 분사시켰다. 노비타라는 소형가전 전문제조업체다. 노비타는 삼성의 전기밥솥·유선전화기 등 다양한 소형가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사실 노비타의 분사는 삼성이 마케팅 회사로 도약하는 첫 시험대다. 자체생산보다는 외주생산이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제조를 아웃소싱하겠다는 게 삼성의 전략이다. LG전자의 가스오븐레인지도 아웃소싱 대상이며 지난해에는 MP3플레이어도 아웃소싱 품목에 추가됐다. 지난해 여름 블루텍이라는 회사로부터 조달하고 있다. 생산보다는 판매에 더 강점이 있다는 자체 분석이 배경이다.
물류부문도 토로스라는 회사로 분사시켰다. 삼성전자는 토로스를 분사한 이후 물류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으며 막대한 유통재고 부담도 크게 덜었다.
삼성전자는 사내 자동차 운영을 카렌스라는 회사에, 출장 등 각종 서류업무를 스탭스라는 회사에 각각 아웃소싱을 주었다. 본질적인 경쟁력과 관계없는 부분이라는 점에서다.
특히 지난해 9월부터는 소액·소량의 전자부품 구매를 아웃소싱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에서 17년간 구매업무를 맡아온 권재형씨가 설립한 코바이라는 회사다. 코바이는 각 사업부에서 주문하는 물품을 통합해 일종의 공동구매를 해준다. 구매금액은 연간 3억원 미만이고 부자재인 부품이 대상이다. 그러나 이들 소액·소량 부자재도 모두 합치면 월간 구매액이 총 15억원에 이를 정도로 결코 적지 않은 규모다.
사업부별로 따로 구매하던 이들 부자재를 코바이가 통합해 대량으로 일괄 구매하다보니 단가도 싸졌다. 또한 코바이가 필요할 때에 부품을 조달해주기 때문에 재고부담도 전혀 없다.
비록 아웃소싱을 하고 있지만 코바이가 구매대상 업체들과 수발주를 온라인으로 연결해놓아 자사 구매시스템과도 연동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143개 품목에 대해 아웃소싱이나 분사 또는 철수와 같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금역이었던 구매까지 아웃소싱을 단행한 삼성전자의 다음 혁신 대상은 무엇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