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업의 연구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산학협력을 강화하고 학회의 위상을 한차원 높여가는 해로 만들겠습니다.”
올초 새롭게 제5대 한국유통학회 회장에 선임된 오세조 교수(49)는 학회 위상제고와 산학협력 강화를 자신의 임기 동안 해낼 2대 사업목표라고 힘주어 말한다.
연세대 경영학과에서 유통 및 마케팅을 강의중인 오 교수는 미국 신시내티 경영학 박사 출신으로 미국 마케팅협회에서 수여하는 최우수논문상 베스트페이퍼어워드를 수상했고 산자부와 건교부에서 산업 및 물류정책 평가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국내 유통 물류학계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국내에서 유통 분야가 ‘유통학’이라는 이름으로 학문적·체계적으로 연구된 것이 10년이 채 안됐다. 90년대에 들어서기까지 ‘유통’이라는 단어는 널리 사용됐지만 ‘유통학’은 그 이름조차 생소했고 기존의 경영학 또는 마케팅에 관련된 하나의 아류 정도로 치부되는 경향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던 것이 80년대 후반 외국계 거대 유통업체 진출이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고 90년대에 들어 국내에 신유통업태로 불리는 할인점·양판점 등이 등장하면서 유통에 대한 관심도도 급속히 높아졌다.
최근 몇년새 여러 유통 관련 연구단체 및 연구소, 학회가 설립돼 유통을 과학적으로 연구하기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의 유통 연구에 비하면 크게 부족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이러한 문제점을 너무도 잘알고 있는 그의 향후 학회 운영방안은 학회의 전문화를 통한 유통업계 위상제고는 물론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한 산학협력에 맞추고 있다고 밝힌다.
40대 CEO가 업계 전반에 확산되는 추세를 반영하듯 유통학회도 처음으로 40대 회장이 이끄는 시대를 맞았고 젊고 진취적인 이미지를 내세운 그의 회원 배가운동도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대표적인 유통업체의 CEO를 회원으로 대거 영입해 회원의 질적, 양적 성장을 보인 것도 그의 자신감을 더해주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오 회장은 학회지 유통연구의 등급 제고, 학술대회 내실화, 유통포럼 강화, 정부정책개발위원회 설립 등 학회 7대 과제를 연이어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국내 유통업계는 나름대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아시아권에서 가장 앞서 유통혁신을 이루고 있는 나라지요. 특히 토종업체의 경쟁력은 어느 나라보다 높습니다”라고 힘주어말하는 그는 할인점, 백화점은 물론 편의점, 슈퍼업계에서 차지하는 국내 업체의 경쟁력을 사례로 제시했다.
그는 TV홈쇼핑과 인터넷 쇼핑몰의 무서운 성장세와 세계 3위에 올라있는 LG홈쇼핑의 사례 등을 들며 IT산업 못지않게 변화발전하게 될 국내 유통산업계의 전망을 낙관했다.
물론 나름대로의 고충이나 문제점도 적지 않다.
재래시장과 중소 상가의 어려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장이 미래지향적으로 변화 발전하는 가운데 기존업체의 희생은 불가피하다. 희생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힘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하는 그는 전문 할인점과 온라인 유통업체가 산업계의 대세며 주류를 형성하고 있지만 중소상가와 대형업체 등 모든 기업들의 생존은 결국 변화된 환경에 대처하기 위한 목표설정과 이의 실천에 달려 있다”고 해법을 제시한다. 유통업계에는 주변환경이 변화하면서 계속해서 틈새시장이 나타나고 있다. 점포크기가 경쟁력을 좌우하던 시기에서 점차 전문화, 체인화의 방향으로 가고 있다.
오 교수는 대기업 계열 유통업체의 점포 대형화 경쟁에 대해 ‘이들간 경쟁은 조만간 멈추게 될 것이며 이미 미국에서는 점포의 대형화 추세에서 벗어나 중소형 전문점이 생겨나고 있다’고 덧붙인다. 양판점과 할인점, 온라인 유통업체가 주도하는 가전 유통업계도 조만간 전문 품목을 앞세워 상품정보와 서비스에 집중하는 중소형 전문점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게 그의 조심스런 예상이기도 하다.
오 회장은 향후 학회가 집중해 나가야 할 역점사업 중 하나로 정부의 중소기업지원정책에 발맞춘 재래시장, 중소 전문상가의 활성화 노력도 함께 꼽았다.
기본적인 자료 및 연구인력의 부족, 연구환경의 어려움 속에서도 유통학회의 노력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미 한국유통학회는 산학을 통틀어 유통관련 대표적인 연구단체로 성장했고 한국유통정보학회, 한국인터넷전자상거래학회 등 최근의 유통흐름을 반영한 연구단체의 설립 및 활동도 더욱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유통학회는 ‘실사구시’를 내건 유통학회의 정신 아래 유통정책을 입안하는 관료와 유통 현업에 종사하며 유통업을 이끄는 현장 책임자 및 실무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연구 논문 발표로 산학협조를 끊임없이 유도하고 있다.
그는 현재 연세대에 유통전문경영인 과정을 개설해 중소기업 CEO와 대기업 중간관리자를 대상으로 매주 토요일 유통물류마케팅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최근에는 프랜차이즈산업에 관심을 기울여 협회에서 프랜차이즈 CEO과정을 열 계획이며 토종 프랜차이즈의 성공비결에 관한 연구와 저술활동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그는 ‘각종 유통업의 고른 발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유통학회는 산관학 협동체제를 보다 공고히해 국내 유통업의 균형있는 발전에 일조해 나가야 한다’고 말로 학회장의 포부와 방향을 거듭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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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년 부산 출생 △75년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87년 미 신시내티대학 경영학 박사, 미국마케팅협회 수여 최우수논문상 베스트페이퍼어워드 수상 △90년 연세대 상경대학 경영학과 교수(유통 및 마케팅 담당), 산업자원부 산업정책평가위원, 건설교통부 물류정책위원, 한국SCM(Supply Chain Management) 민관합동 추진위원회 위원, 사단법인 한국유통연구원 원장 △2002년∼현재 한국유통학회 회장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