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지나친 매출 경쟁으로 눈총을 받아 왔던 인터넷 쇼핑몰 업체가 시장 활성화라는 대의에 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한솔CSN·LG이숍·인터파크·롯데닷컴·삼성몰 등 국내 5대 인터넷 쇼핑몰 사령탑은 ‘지금은 시장을 키워야 할 때다’며 지나친 매출 순위 경쟁을 지양하고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제도나 정책, 시장 환경 조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가격 보다는 서비스나 품질 경쟁으로 승부할 때 모두가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간 고수했던 가격 경쟁 위주의 마케팅 정책 변화를 시사했다.
이기형 인터파크 사장은 “전자상거래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업체간 경쟁도 필요하지만 제도나 정책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카드 수수료 문제 등 공동 사안에 대해 다른 업체와 적극적으로 제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다양한 자체브랜드(PB) 상품 개발을 통해 수익률을 개선해 나가기로 내부 사업 방침을 확정하고 이에 맞게 사업부를 새로 재편키로 했다.
한솔CSN 황병종 상무(한솔CS클럽 본부장)는 “전자상거래 업체는 모두 한 배를 탄 입장”이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 사상 처음으로 흑자 기조를 낙관하면서 고조된 분위기 탓인지 출혈 경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시장 상황을 진단했다. 그는 “지금은 지나친 가격 경쟁보다는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전자상거래 분야의 시장성과 미래 성장성을 알리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솔은 이 같은 마케팅 정책의 일환으로 물류 서비스 망을 대대적으로 정비해 비용을 절감하고 배송 서비스 체계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LG홈쇼핑 김기호 상무(LG이숍 총괄)도 “쇼핑몰 시장에서 1위냐, 2위냐는 큰 의미가 없다”며 “가격 위주의 시장경쟁은 모두에게 득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LG이숍은 철저한 차별화 전략으로 시장개척에 나서기로 내부방침을 정하고 인터넷방송국 등 차별화된 서비스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닷컴 강현구 이사도 “그 동안 롯데닷컴은 대외 이미지와 브랜드 인지도를 확산하기 위해 주력했다”며 “이제는 전자상거래 모델에 대해 가능성 있는 비즈니스로서 검증받을 단계”라고 설명했다. 롯데닷컴 역시 이 같은 경영기조에 따라 무작정 덩치를 키우기 위해 매출을 늘리기보다는 수익을 낼 수 있는 아이템 개발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삼성몰 서강호 상무도 “쇼핑몰 업체는 치열한 순위 경쟁 때문에 경쟁업체의 매출을 의식해 자사 매출을 과대 포장하거나 폄하하는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등 제살깎기식의 마케팅으로 소비자의 빈축을 받아왔던 게 사실”이라며 “매출을 늘리기 위해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고 가격을 낮추는 식의 마케팅 방법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몰은 앞으로 협력업체와 온라인 독점 상품 개발 등을 통해 수익률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