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을 근간으로 하는 벤처 특성화 대학 지향’
서해안 시대의 핵심도시로 부상하고 있는 천안과 아산지역에 330여만㎡의 매머드 캠퍼스를 갖춘 호서대학교(http://www.hoseo.ac.kr) 정근모 총장의 장기적인 대학 육성정책 방향이다.
호서대는 캠퍼스 전체가 거대한 벤처집적지 내지는 테크노밸리를 연상시킨다. 학생과 교수 모두 벤처창업의 뜨거운 열기를 발산하며 실험실에서 밤을 새우고 있다. 올해로 개교 21주년을 맞는 호서대는 전국 대학 중 특허 출원건수 4위, 교수 1인당 연구비 9위를 자랑하고 전국에서 유일하게 BK21 특화분야인 벤처전문대학원을 운영하는 등 천안·아산 벤처밸리 요람으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호서대의 도약은 이공계 인력양성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는 현 국내 대학들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특히 중앙에 있는 대학들보다 예산·인재등용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대들로서는 더더욱 이 대학의 이공계 및 벤처육성시스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근모 총장(63)을 만나 호서대의 비전과 이공계 육성방안 등을 들어봤다.
―호서대가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학교 육성책은 무엇인가.
▲초창기부터 산·학·연·관 협동체제 구축에 전념한 데 이어 벤처 특성화로 방향을 잡았다. 따라서 벤처 특성과 기반을 심화하고 벤처정신을 기르는 교육·연구활동을 권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정보기술(IT)에 기초를 둔 디지털문화를 창조하기 위해 디자인·게임엔지니어링·문화기획에 중점을 두고 있다. 더 나아가 인성교육을 물론 국제적 네트워크 구성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현재 미국 보스턴의 밥슨칼리지, 워싱턴의 조지메이슨대학, 독일의 도르트문트대학, 인도 IT연구소와 협력관계를 맺었다.
―이공계 인력들의 실업률과 경쟁력 저하가 지적되고 있다. 호서대는 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있나.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을 비롯해 유망 첨단 중소기업 3000여개가 인근에 운집해 있는 지역적 특성을 활용해 인턴사원과 산학협동으로 취업률을 높이고 공학도들의 사기진작에 힘쓰고 있다. 또한 대학 단위의 취업 평가뿐만 아니라 학부별·전공별 평가를 통해 집단적인 학생 취업을 선도하고 진로에 교수들이 직접적인 도움을 주도록 하고 있다. 그 결과 교육부 평가 우수대학 및 IT관련학과 최우수 대학으로 선정됐다.
―벤처활동을 어떻게 지원하나.
▲돈이 없어도 꿈과 투자가치만 있으면 벤처기업을 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모험정신을 바탕으로 기존 한계를 깨뜨리는 정신, 창의력과 도전정신을 중시한다. 특히 지난 2000년 벤처전문대학원을 전국에서 유일하게 개설해 벤처기업인을 양성하고 있다. 벤처전문대학원은 천안·서울캠퍼스에 개설해 첫해부터 우수한 인재들이 몰려들어 가능성을 밝게 해주고 있다. 자금분야에서는 아이디어·기술개발·상품화·사업화 등 4단계로 구분해 탐색연구비, 기술개발비, 벤처창업연구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개별적으로 탐색연구비가 20만∼500만원, 기술개발비 500만∼1억원, 벤처창업연구비 1억∼3억원, 벤처캐피털 자금 3억∼10억원에 이르고 있다. 이공계 육성을 위한 구체적인 지원으로는 현재 캠퍼스 내 20만여평에 실험공장을 위한 호서테크노밸리를 조성 중이며 전국 300만여평에 이르는 본교 소유 땅에 공장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 거명하이텍 등 79개 업체가 입주해 활발한 연구개발 활동을 하고 있다.
―호서대 향후 10년 비전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 전에 산업을 일으킨 농업기술(AT)과 문예부흥 이래 실사구시 학문 발달과 함께 산업혁명을 이끌어낸 제조산업기술(MT)을 육성하는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또한 정보유통과 활용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은 IT, 신비로운 생명과학의 발달과 함께 인류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는 생명기술(BT), 그리고 거대한 우주로 인간의 영역을 확장해주는 우주개발기술(ST)에도 도전하고 있다. 아울러 분자단위의 조작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나노기술(NT), 과학기술과 접목해 새로운 문화창조를 가능케 하는 문화기술(CT)을 고르게 섭렵해 실용화에 앞장서는 대학을 구상 중이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