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국 증시는 혼조 양상을 띠었다.
시스코의 실적호전 소식에 힘입은 미국 나스닥시장의 급등은 단발에 그쳤고 미국 2위의 장거리전화업체 월드콤의 신용등급 하향, IBM의 대규모 감원설 등 기술주의 연이은 우울한 소식에 나스닥지수는 전주보다 0.75% 하락한 1600.85로 마감했다.
세계 최대의 네크워크장비업체 시스코시스템스의 전날 실적호전 발표에 편승해 8일(현지시각) 기술주들이 일제히 급등하며 7.78% 오른 1696.29로 1700선에 바짝 다가서며 사상 8번째 큰 폭으로 상승했고 이는 국내 증시를 비롯한 유럽·일본 등의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10일 통신사업자인 월드컴에 대해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정크등급 수준으로 낮췄고 골드만삭스가 통신사업의 여건이 이른 시일 내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 의견을 하향했다. 또한 IBM이 전체 직원의 2.5%인 80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지수가 하락했다.
미 증시의 혼미에는 불투명한 경제 회복세도 한몫했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0일 시카고은행 콘퍼런스 연설에서 “기업 투자의 단기 전망이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장기적인 경제전망은 점차 좋아지고 있다”고 말해 4월 이후 경기가 별다른 진전이 없음을 드러내 단기적인 경기 여건이 나아지지 않음을 시사했다.
통신서비스사업자인 AT&T는 월드컴의 여파로 주초보다 1.08% 하락한 13.71달러에 마감했고, SBC도 2.22% 내린 30.45달러에 장을 마감해 하락세를 보였다.
시스코는 올해 2∼4월 분기 주당순이익이 9센트로 지난해 동기 대비 3배 늘어났다는 소식에 힘입어 17.35% 상승한 15.42달러에 마감됐고, 루슨트테크놀로지스도 1.14% 상승한 4.45달러에 마감됐다.
HP는 컴팩과의 합병에 힘입어 10.44% 상승한 19.26달러에 마감됐고, IBM은 90년 초반 이후 최대 감원이란 소식으로 2.57% 내린 79.68달러에 마감해 컴퓨터업체간 희비가 엇갈렸다. 인터넷지수는 AOL이 5.93% 하락한 16.98달러를 기록했지만 야후가 4.67% 오른 15.46달러, 아마존이 5.55% 상승한 16.94달러에 마감해 보합세를 나타냈다.
국내 증시의 하락세로 두루넷은 8.42% 하락한 0.87달러에 마감했고, 미래산업은 5.70% 하락한 2.81달러를 기록한 반면 하나로통신ADR는 10.59% 상승해 눈길을 끌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