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연 전국 네트워크 구축 `붐`

대덕연구단지 내 정부 출연연구기관들이 연구기능을 지자체로 분산하는 등 전국적인 네트워크망 구축에 나서고 있다.

 12일 출연연에 따르면 한국전자통신연구원·생명공학연구원·원자력연구소 등 출연연들은 각 지역 특성에 맞는 연구기능을 강화하고 지역 산업체와의 산연 협력을 위해 분원 설립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생명공학연구원은 제주와 부산에 각각 분원을 설립키로 하고 이들 지자체와의 협의에 착수했다.

 생명연은 해양생물과 자생식물의 보고인 제주에 분원을 설립키 위해 연내 인력교류 차원의 공동프로젝트를 만든 뒤 사무소를 우선 개소할 계획이다. 또 풍부한 해양자원을 갖고 있는 부산시가 생명연에 분원 설치를 제안함에 따라 이를 적극 검토키로 했다.

 원자력연구소는 올해부터 오는 2010년까지 총 1282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양성자빔 가속장치를 경기도가 제시한 무상양여 부지에 건립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이에 앞서 원자력연은 지난해부터 전북 정읍시에 부지 45만5400㎡ 규모의 첨단방사선이용연구센터를 조성하고 있으며 내년 중 완공할 계획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지난해 17명의 고급인력으로 구성된 광통신부품연구센터를 광주지역에 설립, 국가전략산업인 광산업을 광주지역 특화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연구기기와 인력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센터는 산업체가 요구하는 광모듈 패키징기술, 광통신부품, 신뢰성 시험기술 등 제한된 범위 내에서 지원책을 펼치고 있지만 인력 및 체계적인 기본계획이 수립되는 대로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한국항공우주원도 지난해부터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에 500만㎡ 규모로 1500억원이 들어가는 우주센터를 건립하기 위해 부지 매입을 타진하고 있다.

 이밖에 기계연구원은 창원에 대단위 분원을 두고 있으며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은 서울분원, 기초과학지원연은 서울·부산 등 6개 지자체에 분소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출연연의 분원 설립이 연구기능의 분산을 가져와 업무 효율을 떨어뜨리는 데다 정부의 연구단지 집중화 정책이 퇴색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출연연 관계자는 “출연연의 광역화는 연구결과에 대한 수혜를 전국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전국의 고른 산업발전을 위해서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