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보호시장 확대와 함께 참여업체수도 늘어나고 외국의 정보보호 업체들이 잇따라 국내시장에 진출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공정한 경쟁 룰의 확립과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산업육성정책이 필요한 때입니다.”
정용섭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장(54)은 사업수주를 위해 ‘제살 깎아먹기식’의 저가 출혈 경쟁을 벌이는 사례가 잦아졌다고 지적하고 정보보호 업체들이 국내 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 시장에서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안팎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국내 정보보호산업의 질적 수준은 이미 이 분야의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이나 이스라엘을 제외하고는 해외 어느 나라와도 경쟁력을 가질 만큼 높아졌다”며 “내수 신장을 발판으로 이제는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출확대를 위해 국제인증 획득을 비롯해 조직·자금·파트너 등의 확보가 선행돼야 하며 파트너의 신용도·기술력·판매력·판매전략에 대한 사전검증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보안업체들의 현실을 고려하면 이런 점들을 충분히 소화할 만한 조직을 자체적으로 갖추기 어렵지만 업계 차원에서 공동으로 전략을 마련하고, 역량을 모아 공동으로 대응한다면 해외진출에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체들이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는 있지만 업체마다 제각각이어서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정 회장은 정보보호 시장은 생체인식 분야를 제외하고도 연간 4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하나의 독자적인 ‘산업’으로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지난 2000년을 기점으로 국내 정보보호산업이 양적·질적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고, 전자서명법·정보통신기반보호법 등 정책적으로도 정보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법적으로도 정보보호산업이 올바로 분류되고 정비돼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한국 표준산업 분류에는 정보보호 산업이 존재하지 않으며 정보보호 관련 주요 3법인 정보화촉진기본법, 전산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정보통신기반보호법에도 정보보호 산업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부분은 없습니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은 협회장 임기내에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는 한편 산업발전을 위해 회원사의 역량을 한곳으로 모으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정책적으로는 회원사 및 정보보호 정책결정자와의 만남을 통해 회원사들의 의견을 정부에 전달하고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전체 시장규모를 확대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또 오는 10월 대학 졸업예정자와 취업예정자를 대상으로 정보보호산업 합동 취업설명회를 여는 등 인력충원과 기술개발을 위해 산·학·연이 함께하는 자리도 만들 예정이다.
정 회장은 “정보보호산업은 정보통신산업이나 유관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므로 전략적으로 육성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정보보호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법과 제도적 정비, 제품 및 기술의 국제 경쟁력 확보, 정보보안에 대한 올바른 인식 확산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