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RC, 최고 IT개발을 꿈꾼다](10)인하대 지능형GIS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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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정부의 최근 통계자료에 의하면 미국 사회에 유통되는 정보의 90% 가량은 지리와 관련된 정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주변의 거의 모든 정보가 지리라는 속성을 포함하고 있는 셈이다.

 지리정보시스템(GIS)은 도로, 항만, 발전 등 물리적인 기반에 근거한 사회간접자본을 정보기반시설로 바꾸는 수단이자 체계다. GIS는 오늘날 정보화시대의 사회간접자본 중에서도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는 시스템으로 자리잡고 있다. 정부에서도 GIS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방자치단체나 민간기업이 GIS를 구축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95년부터 국가 GIS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GIS를 구축하려면 우선 전 국토에 대한 지형 정보를 수치지도 형태로 확보하고 있어야 하며 수치지도에 추가할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작업에 필요한 컴퓨터 시스템과 수많은 IT 전문인력이 확보돼야 함은 물론이다.

 인하대학교에 위치한 지능형GIS연구센터(센터장 배해영 교수)는 GIS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각종 핵심 기술을 개발, 보급함으로써 국내 GIS의 국제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99년 설립됐다. 설립 이후 이 센터는 국내에서 최초로 순수 국산 기술만으로 이뤄진 GIS프로그램 ‘지오매니아’를 개발하는 개가를 올렸다. 또 이 센터가 지금까지 배출해 낸 인력은 타대학과 국토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GIS 정부 연구기관 및 다양한 GIS 전문업체에 포진, 자연스럽게 지능형 GIS연구센터와 산학연 합동 구도에 일조하고 있다.

 지능형GIS연구센터는 크게 지능형GIS연구센터와 가상연구소로 구성된다. 가상연구소는 인트라넷 시스템을 운영, 인하대뿐 아니라 대학간 지식 공유를 통해 전문인력을 배출하고 있다.

 지능형GIS연구센터를 설립, 총괄과제책임자로 센터를 이끌어 온 배해영 교수는 지난 82년부터 인하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로 재직해온 GIS 연구계의 원로 중의 원로이자 지금까지도 왕성한 연구활동을 펼치는 ‘현역’이다. 배 교수는 국가GIS추진위원회 민간자문위원장을 맡아 민간부문의 의사를 수렴, 국가지리정보시스템 구축에 반영하고 있으며 한국GIS학회 이사, 한국GIS전문가협회 회장을 겸하고 있다.

 배해영 교수와 함께 GIS연구센터에서 활동중인 연구 인력은 김재홍 교수 외 세부과제를 책임지는 11명의 교수와 석·박사학위를 준비하는 재학생 41명으로 구성됐다.

 김재홍 교수(영동대 컴퓨터공학부 부교수)는 인하대에서 지리정보시스템을 전공했으며 현재는 GIS, 공간데이터베이스, 멀티미디어저장관리, 공간색인 등을 연구하고 있다. 김계현 교수(인하대 지리정보공학과 부교수)는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에서 토목공학과 GIS를 전공했다. 관심분야는 GIS응용프로그램 개발과 활용. KAIST와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 ERSC 연구원으로도 활동한 바 있다. 인하대 출신의 임기욱 교수(선문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는 데이터베이스시스템, 실시간 시스템구조, 정보보호 연구를 담당하고 있다. 이밖에도 김병국 교수(지형정보공학), 김영섭 교수(GPS, 원격탐사), 이봉규 교수(4S), 이순조 교수(실시간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 이재동 교수(ATM네트워크), 임상성 교수(GPS, 위성측지), 조우석 교수(수치사진측량), 최기주 교수(교통공학) 등 GIS, GPS, ITS, RS 등 다양한 지리정보관련 전문가가 참여하고 있다.

 지능형GIS연구센터가 중점적으로 추진해 온 연구 과제로는 국가 경쟁력을 갖는 지능형 GIS 핵심 엔진기술 개발,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표준화 및 정보보호 기술 개발 등이 있다. 이 분야에서 지능형GIS연구센터는 2년 8개월 동안 8개의 국내 특허를 출원하는 등 차근차근 노하우를 축적해 가고 있다.

 지능형GIS연구센터는 기존 서버보다 진보된 형태인 개방형 GIS서버와 지능형 GIS 핵심엔진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또 분산 및 인터넷 환경에서의 컴포넌트 기반 GIS 소프트웨어 기술을 연구해 클라이언트 서버 환경에 국한된 GIS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산업 현장에 기술을 전수할 방침이다. 이와함께 유무선 통합이 가속화되면서 모바일 환경에서의 컴포넌트 기반 GIS 소프트웨어 기술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연구센터가 개발중인 GIS 응용 소프트웨어와 관련 기술은 교통, 환경, 상하수도, 농업, 보안 등 관련 산업 분야를 모두 망라하고 있다.

 GIS를 교통관리에 응용하는 지능형 교통시스템(ITS) 연구나 인공위성 영상을 이용한 지형도 제작 프로그램 개발, 위성위치측정시스템(GPS)을 이용한 차량항법시스템(CNS) 응용 프로그램 개발, 상하수도 시설물 관리시스템 개발은 모두 지능형GIS연구센터가 보유한 기반 기술에서 한 단계 발전한 응용 연구 사업이다.

 표준화 및 정보보호를 위한 국가정책 지원기술 개발도 적극적이다. 지능형GIS연구센터는 국가의 모든 지리정보를 디지털화하는 GIS가 국가의 중요한 기밀과 안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안전성 향상을 위한 보안요소기술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이밖에 GIS에서 실시간 거래를 위한 시큐리티 메커니즘과 GIS SW 통합 개발 지원을 위한 가상연구소 설계 및 구축 연구도 진행중이다.

 해외 연구기관 및 산학연 공동 해외시장 진출도 열심히 추진하고 있다. 인하대 지능형GIS연구센터는 중국의 베이징대학교 RS연구소, 중칭사범대학, 중칭우전학원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공동 연구 프로젝트나 학술교환을 해 오고 있다. 중국 정부산업부 GIS 프로젝트에도 중칭우전학원과 협조,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 정부와 스위스 정부가 과학기술협력을 체결한 것과 때를 같이해 취리히대학과도 협력 관계를 맺고 공동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터뷰-인하대 지능형 GIS 연구 센터센터장 배해영 교수

 “요즘은 신바람이 납니다.”

 배해영 지능형GIS연구센터장은 근황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답하며 ‘신바람’이라는 단어에 힘을 주었다. 지능형GIS연구센터에는 최근 반가운 소식이 잇달아 찾아왔다. GIS업체인 지오매니아(http://www.geomania.com)와 공동으로 중국 GIS시장에 진출, 진디지하시설탐색공사에 GIS용 소프트웨어를 수출했고 베이징대학 RS연구소에도 GIS서버 프로그램인 GMS를 공급했다. 스위스 취리히대학과도 제휴를 맺고 이 대학이 개발한 농업정보화시스템에 GIS연구센터가 순수국산기술로 만든 GIS엔진을 탑재해 공동으로 시장을 공략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지난 99년 8월 센터를 설립해 이제까지 기반을 다져온 것이 이제야 각종 결과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국가 기반시설과 민간에 GIS 수요가 날로 늘어가고 있지만 국내 관련 기술이 미미해 해외 의존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는 대외 수지적자의 요인뿐 아니라 자칫 국가기간 및 방위에 관련된 정보를 해외에 유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던져주고 있기 때문에 좌시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배 교수는 국가 안보를 위해서 GIS 핵심기술만큼은 우리 손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면 응용 분야에서 해외 선진 기술을 도입한다고 해도 기본 흐름 즉 ‘펀더멘털’은 놓치지 않는다는 얘기다.

 “다행히 연구센터의 기술 경쟁력은 세계 시장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습니다. ‘아크인포’처럼 세계 유수 제품보다 빠른 속도로 국산 툴을 개발하고 있으며 국내 각 기관이나 민간에는 90% 이상 이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큰 흐름을 놓치지 않으면서 남들이 하지 않는 틈새 분야를 파고든 결과죠.”

 지능형GIS연구센터는 최근 베이징대학과 공동으로 동남아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취리히대학과 진행하는 농업정보화시스템 개발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이 모델을 세계 주요 곡창지대인 태국 등 동남아시장을 대상으로 도입, 본격적으로 세계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배 교수는 중국 대학과 맺은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중국 시장에 우리기업이 진출하는데 연구센터가 힘을 보태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업들이 개별적으로 R&D에 투자하고 프로젝트를 수행하기에는 아직 국내 GIS 업계가 열악한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대기업의 투자나 정부의 지원을 기다리기 전에 중소기업들이 상호 협력하고 대학이나 연구소와 적극적으로 교류해 기술 이전으로 상용화를 하는 것이 이들 업체가 보다 빨리 자리를 잡는 방향이라고 봅니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