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자본 영화촬영소 세운다

사진; 13일 파주 촬영소에는 강우석 감독을 비롯해 시네마서비스 김정상 사장, 씨네2000 이춘연 사장, 로커스홀딩스 박병무 사장, 부산국제영화제 김동호 위원장, 태흥영화사 이태원 사장, 임권택 감독, 영화배우 안성기, 최민식, 설경구 등 100여명의 영화인들이 참석해 이 사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민간자본으로 설립되는 최초의 영화 종합촬영소가 국내에 세워진다. 이에 따라 국내 종합촬영소 시장도 본격적인 경쟁체제로 접어들게 됐으며 국내 영화제작 시장을 둘러싼 유치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시네마서비스를 합병해 6월 1일 플래너스엔터테인먼트로 출범하는 로커스홀딩스(대표 박병무)는 오는 2003년 3월까지 120억원을 투자, 경기도 파주에 아트서비스 영화 종합촬영소를 건립키로 하고 13일 기공식을 가졌다.

 파주 헤이리 아트밸리 일대에 세워지는 아트서비스 영화 종합촬영소는 대지 4500평, 건평 2500여평의 규모로 2개 건물에 380평, 280평, 180평 크기의 3개 촬영소로 구성된다.

 현재 경기도 남양주시에 영화진흥위원회가 운영하는 서울종합촬영소가 있지만 민간자본으로 설립되는 종합영화촬영소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 이 같은 민간자본의 참여로 국내에서도 유니버설스튜디오나 폭스스튜디오와 같은 세계적인 촬영소 비즈니스가 전개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건립 배경=시네마서비스를 주축으로 한 일부 영화인들은 국내에 영화제작을 할 수 있는 종합촬영소가 1개밖에 없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데다 기존 서울종합촬영소의 경우 정부주도하에 세워진만큼 다양한 영화제작 요구를 수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이 사업을 추진했다.

 현재 서울종합촬영소는 국산 영화제작 물량의 70% 가량을 소화하고 있으며 공동경비구역JSA, 신장개업, 취화선 등 상당수 국내 영화제작에 공헌을 해왔다. 그러나 국내 영화제작 편수가 많아지고 영화 제작수준이 높아지면서 보다 다양한 제작의 선택권을 가질 수 있는 요구가 늘고 있다. 이와 함께 영화제작, 투자, 배급에 일가견을 갖고 있는 시네마서비스는 그 동안 보유하지 못했던 영화관사업과 촬영소 사업을 병행, 영화관련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이룸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시네마서비스는 지난해 10월 이 사업을 전담할 자회사인 아트서비스를 설립하고 부지 선정과 촬영소 설계 작업을 거쳐 이번 기공식에 이르게 됐다.

 ◇전망=아트서비스 종합 영화촬영소가 완공되는 내년 2분기부터는 서울종합촬영소가 독점해온 국내 제작시장이 양분될 전망이다. 그 동안 CJ와 함께 국내 영화제작 시장을 양분하면서 서울종합촬영소의 주 고객이었던 시네마서비스가 자사가 관여한 영화제작 물량을 아트서비스로 이관할 경우 서울종합촬영소 입장에서는 당장의 수요 공백이 생긴다. 물론 아직 국내 제작 시장이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만큼 직접적인 비즈니스 타격은 없더라도 국내 제작물량을 놓고 끊임없이 유치경쟁을 벌여야하는 상황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에 반해 아트서비스는 시네마서비스가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국내 영화제작 편수가 20여편에 이르는 만큼 당장 이 물량을 확보하면 설립초기부터 상당한 파워를 갖게 된다. 아트서비스는 한국영화 제작물량의 절반 이상을 소화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가운데 시네마서비스 제작물량이 80%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으며 나머지 20%는 나머지 외부 제작수요로 충당할 예정. 특히 첨단 장비와 경쟁력있는 시스템은 물론 민간기업으로서의 운영의 묘미를 잘살려 서울종합촬영소와 차별화한다는 계획이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

 

 <인터뷰> 아트서비스 오상만 사장과 일문 일답.

 - 어떤 비즈니스 전략을 세우고 있나.

 = 첨단 시스템을 가장 합리적인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영화인들의 의견을 모아 만든 촬영소인만큰 영화 제작자들의 요구가 가장 잘 반영될 것이며 제작과 제작 후반작업이 일관된 프로세스로 처리가능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 손익분기점은 언제쯤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나.

 = 단기 수익사업이 아니라 영화산업 발전을 위한 장기 전략사업이지만 설립되자마자 순익구조는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시네마서비스의 연간 국내 영화제작 편수가 20∼30편에 이르는 만큼 비즈니스에 별다른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본다. 한국영화 제작의 60% 이상을 소화할 것이다.

 - 향후 계획은.

 = 야외세트장을 개발하고 향후에는 테마파크로까지 육성해 명실상부한 영화 문화산업의 거점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지속적인 추가투자도 이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