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바이오정보연구팀(팀장 박선희 박사, 오른쪽 두번째)의 김기호 박사가 원내 회의실에 모인 책임급 팀원을 대상으로 바이오인포매틱스 로드맵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컴퓨팅·소프트웨어 기술(IT)과 생명기술(BT)이 융합된 바이오인포매틱스는 이제 바이오산업에서 없어서는 안될 핵심기술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특히 미국 셀레라지노믹스의 인간 유전체 초안 작성은 이들보다 몇 년이나 먼저 연구를 시작한 인간게놈 프로젝트보다 훨씬 앞선 결과를 도출해내면서 전세계 BT 붐을 일으키는 주역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셀레라사가 BT를 21세기의 가장 주목받는 기술 분야로 끌어올린 데 ‘셧건(Shutgun)’이라 불리는 독창적인 컴퓨팅 기술이 있었다는 사실은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다.
국내에서도 IT를 이용한 BT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 가운데 주목받고 있는 연구진이 바로 올해부터 연구에 들어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컴포터소프트웨어연구소의 바이오정보연구팀(팀장 박선희 박사)이다.
‘대용량 바이오정보처리를 기반으로 한 바이오인포매틱스 핵심 원천 기술연구’를 위해 데이터 검색·연동·마이닝·지식관리·기계학습·시각화·인터페이스 등 IT 분야의 전문가 15명이 뭉쳐 밤을 낮 삼아 바이오인포매틱스 분야 기술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것.
이 팀을 이끌고 있는 박선희 팀장은 “영국의 세계적 과학자인 스티븐호킹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바이오인포매틱스가 우리나라에 가장 적합한 기술 분야라고 지적했을 정도로 이 분야는 우리의 앞선 IT와 접목시킬 수 있는 경쟁력 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최근 바이오정보연구팀은 국내에서 처음이자 유일하게 IT의 시각에서 바이오인포매틱스 기술을 추출하고 분류해 통합솔루션의 설계도를 작성하고 이에 따르는 국가 차원의 중장기 기술 로드맵을 완성했다. 이를 바탕으로 바이오인포매틱스의 통합솔루션을 만들어낸다는 계획이다.
이들이 개발할 통합솔루션은 바이오산업에 응용되기 위한 기반 소프트웨어시스템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단시간에 정확하게 검색해낼 수 있고 실험실에서 나온 데이터를 분석·가공해 유용한 지식으로 만드는 전과정이 포함돼 있다.
“통합솔루션은 아직 국내에 나와 있지 않습니다. 기술 선진국에서는 이제 초기단계의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으나 연간 사용료가 몇십억원에 이르는 등 고가인 데다 그나마 핵심기술은 공개하지 않고 있어 국내 기술 개발이 절실한 실정입니다.”
연구팀은 통합솔루션이 개발되면 벤처나 기업체 등의 응용화 단계 기술개발을 거쳐 산업에 이용될 수 있는 소프트웨어시스템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TRI 바이오정보연구팀은 원천기술 개발을 비롯해 바이오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제반기술을 지원하는 한국의 바이오정보센터 역할을 담당하겠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