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들이 D램가격의 안정에다 낙폭과대 인식속에 큰 폭으로 반등했다.
아시아 현물시장에서 D램가격이 이틀 연속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고 뉴욕증시가 반도체주 중심으로 급등하면서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됐다.
삼성전자는 외국인의 매도세가 주춤해지면서 전날의 강보합세에 이어 14일 6.71% 오른 35만8000원으로 상승하면서 반도체 상승장을 이끌었고, 하이닉스반도체도 6.82% 오른 705원으로 급등세를 보였다.
반도체 장비·재료업체의 주가도 대부분 상승세에 동참했다. 클린룸 업체인 신성이엔지가 가격제한폭인 4390원까지 상승한 것을 비롯, 케이씨텍이 13.96% 오른 6940원, 디아이가 12.29% 상승한 3290원, 미래산업이 8.21% 상승한 1845원에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의 주성엔지니어링, 아토도 각각 5.97%와 10.05%씩 오르는 등 장비·재료업체들도 크게 선전했다.
전자상거래를 통해 메모리반도체 거래를 중개하는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4일 128MSD램은 평균거래가격이 2달러대로 올라섰으며 그밖에 256MD램, 64MD램 등도 소폭이지만 일제히 오름세를 나타냈다.
정창원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D램 현물가격이 한달만에 상승세로 전환됐는데 이는 일부 D램업체들의 수급조절 움직임이 주요 원인”이라며 “D램 공급업체들의 물량 조절이 이어질 경우 시장 점유율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삼성전자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영준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D램가 하락을 막기 위해 공동 보조에 나선다면 하반기 D램가 회복 전망에 더욱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이라며 “본격적인 회복 시점이 문제일 뿐 하반기 이후 D램가격 상승을 고려한 반도체주로의 접근은 여전히 유효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며칠간의 흐름만을 보고 D램 현물가와 반도체주가에 대한 지나친 낙관을 갖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아직도 고정거래가격이 현물가격 대비 50% 이상 높게 형성되어 있어 고정거래가격 인하압력이 높은 상태며 5월말 분기결산을 앞두고 마이크론의 재고방출 부담이 상존해 있다는 것이다. 또 삼성전자 재고수준도 5월 들어 4월 대비 증가중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현물가격 추가하락에 대한 부담이 완전하게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UBS워버그증권이 지난 9일 발간한 삼성전자의 기업분석 보고서와 관련, 법규정 위반여부에 대한 조사를 금융감독원에 공식 의뢰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외국계 증권사에 대해 이처럼 공개적으로 금감원 조사를 의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증권사의 투자의향 보고서에 대해 해당기업이 공식적인 대응을 취한 것도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삼성전자 주가의 급락은 정상적인 주식거래에 의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UBS워버그가 어떤 경위에서 보고서를 작성했는지 또 그 과정에서 도덕적 문제는 없는지 등을 감독당국이 엄정하게 규명해 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