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 달말기 보조금 규제가 강화되면서 가입자 유치 확대의 주요한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는 이동전화 단말기 무이자 할부판매를 놓고 SK텔레콤과 대리점간에 알력이 빚어지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대표 조정남, 이하 SKT) 대리점들은 최근 SKT 측에 삼성전자의 최신 인기 기종인 X430과 X290 2종의 컬러휴대폰을 무이자 할부판매 대상에 포함시켜 줄 것을 요청했으나 SKT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SKT가 할부 대상에 포함시켜 줄 것으로 기대하고 두 모델을 무이자 할부로 판매해온 대리점들은 이미 단말기를 구입해간 소비자들에게 통지해 할부계약을 취소하고 일시불로 대금을 받아내거나 막대한 할부대금을 스스로 부담해야 하는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이달 초부터 13일 현재까지 대리점을 통해 무이자 할부로 판매된 삼성전자의 X430과 X290은 총 2만여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돼 이 단말기의 평균가격이 50만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단말기 대금은 약 100억원에 이른다.
대리점들은 “할부로 구입해간 소비자들이 일시불로 대금을 지급할 리 만무고, 일시불을 끝까지 요구하면 계약 해지가 잇따를 것”이라며 “이미 판매한 할부대금을 일시불로 납부할 경우 자금 사정이 악화돼 도산마저 우려되는 실정”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SKT 대리점들은 “SKT가 그동안 수차례 무이자 할부판매 제외 모델을 통보해왔으나 얼마 후 할부 대상에 포함시켜 줬다”며 “SKT가 관례를 깬 만큼 조속히 대책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똑같은 유통모델인 LG전자의 단말기는 무이자 할부 대상에 포함시키면서 삼성전자의 제품에만 혜택을 부여하지 않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번 조치가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무이자 할부 대상에서 제외된 두 모델은 삼성전자가 SKT에 OEM 방식으로 공급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판매하는 속칭 유통모델이다.
또한 대리점들은 “삼성전자도 할부판매가 안된다는 사실을 정확히 알리지 않고 대리점들에 단말기를 공급한 만큼 일정부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SK텔레콤의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단말기 2개 모델이 할부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것을 대리점에 사전통지했기 때문에 이를 무시하고 판매한 대리점들이 이번 문제의 책임을 져야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측도 할부판매 제외 사실을 대리점들이 SKT로부터 통보받았고 할부판매는 SKT가 실시한 정책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