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3월부터 국내에서 디지털복합기 사업을 시작한 삼성전자가 2년 1개월만인 지난 4월 잉크젯 디지털복합기 판매량에서 한국HP를 근소한 차이로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양사가 밝힌 4월 잉크젯 디지털복합기 판매실적에 따르면 한국HP는 1만5000대를, 삼성전자는 1만6000대를 각각 기록했다.
한국HP는 올들어 지난해 월 평균 판매량의 3배가 넘는 1만2000대∼1만5000대의 일정 수준을 유지, 비교적 호조세를 누렸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올들어 매달 50%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 4월에는 결국 한국HP의 판매량을 넘어섰다. 삼성전자는 1월 4000대, 2월 7000대, 3월 1만1000대, 4월 1만6000대의 잉크젯 디지털복합기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95년부터 디지털복합기 사업을 전개, 작년까지 시장에서 60% 이상을 독점해 온 한국HP가 삼성전자에 추월당하는 이변이 연출됐다.
삼성전자가 국내 잉크젯 복합기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인 것은 시장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한국HP는 HP와 컴팩간 합병문제로 시장대응이 원할치 못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디지털복합기 시장이 활황을 이룰 것으로 예상하고 잉크젯 디지털복합기 유통망을 확충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는 자사 팩스 전문점을 중심으로 복합기를 판매해 왔으나 올들어 기존 영업망과 함께 프린터 전문점에도 이 제품을 보급해 왔다. 또한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30만원대로 제품을 출시한 것과 지난 3월부터 대대적인 광고를 펼친 것이 주효했다는 게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비수기에 해당하는 4월에도 삼성전자는 전월 대비 45% 가량 판매량이 증가했으며 삼성전자측은 광고효과가 제품 판매에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