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국내 처음으로 미국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웹서비스인 ‘선원’을 기반으로 한 대형 금융포털을 구축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14일 중국에서 개최된 ‘아태지역 아이폴스 파트너 서밋 2002’ 행사에 참여한 선마이크로시스템스 아태지역 관계자는 “선원을 기반으로 한 금융포털을 구축하기 위해 SK텔레콤 내부에 전담팀을 만들었으며, 한국썬도 이를 지원하기 위한 전담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 프로젝트는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선마이크로시스템스 스콧 맥닐리 회장 차원에서 합의돼 추진되고 있는 사업”이라며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까지 선의 전체 플랫폼이 적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텔레콤 m파이낸스팀에서 주도해 내년 1월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SK텔레콤의 유무선 인터넷 포털 ‘네이트’와는 별도로 구축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모네타카드를 비롯해 휴대폰 결제 등 현재 SK텔레콤이 추진하고 있는 모바일 기반의 금융서비스가 인터넷과 접목돼 ‘유무선이 연동되는 금융서비스’가 구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SK텔레콤은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금융사업의 인프라를 확보하기 위해 웹서비스 기반의 유무선 통합금융포털 구축을 추진해왔다. SK텔레콤은 현재의 유무선 인터넷 포털 ‘네이트’와는 별도로 금융포털을 내년 1월 가동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SK그룹은 모네타카드를 비롯해 휴대폰 결제 등을 통합, 유무선이 연동되는 금융서비스를 구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이미 전담팀(m파이낸스팀)을 구성했지만 기반 플랫폼과 관련해 △선의 자바 기반 웹서비스 플랫폼인 ‘선원’ △마이크로소프트의 닷넷 △네이트를 기반으로 한 독자적인 플랫폼 등을 놓고 고민해왔다.
선의 아태담당 임원은 “SK텔레콤의 금융포털을 선원을 기반으로 구축키로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SK텔레콤 측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의 관계자는 “웹서비스 기반의 유무선 통합금융포털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기반 플랫폼을 결정하지 않았다”며 “선과는 각종 업무에서 협력해나가겠지만 현재로서는 이 회사의 플랫폼을 채택함으로써 금융포털의 주도권을 외국 업체에 내줄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또한 이 관계자는 “해외 진출을 고려할 때 오히려 자체 개발한 네이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해 독자적으로 추진해나가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선의 아태담당 임원이 직접 합의 사실을 밝혔다는 점에서 사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더욱이 이 관계자는 그동안 양사의 고위층간에 이뤄진 협의 과정까지 소상히 밝혔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스콧 맥닐리 선 회장은 지난 3월 방한해 SK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SK텔레콤 표문수 사장,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에드 그레이엄 사장 등이 동석한 자리에서 프로젝트에 대한 합의를 마무리했고 이에 앞서 1월 세계경제포럼에 참석 차 뉴욕을 방문한 최 회장이 선의 에드워드 잰더 사장을 만나 비즈니스 협력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정황대로 SK텔레콤이 선원을 기반으로 금융포털을 구축키로 했다면 국내 통신서비스업계 및 IT업계에 일파만파가 예상된다. KT가 마이크로소프트와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맺고 MS 닷넷으로 웹서비스시스템을 구축키로 하고 있는 상황에서 SK텔레콤이 선을 파트너로 선택한다면 KT-MS, SKT-선의 연합구도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혀 반대의 상황도 상정해볼 수 있다. 예컨데 SK텔레콤과 선이 이 문제를 놓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SK텔레콤이 선원 대신 독자적인 플랫폼을 채용키로 방침을 정함에 따라 선 측이 애드벌룬을 띄운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상하이=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