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나라 전체가 온통 월드컵으로 떠들썩하다. 뭘해도 월드컵이나 축구와 연계시킨다. 비디오 및 영화업계라고 가만 있을 수 없다. 최근 선보인 축구에 관한 두 편의 영상물이 눈길을 끈다.
오는 5월 17일 극장개봉을 앞두고 있는 ‘소림축구’와 최근 비디오로 출시된 ‘전쟁과 축구’. 이 두 작품은 전혀 다른 주제와 분위기의 영화지만 축구를 매개로 월드컵 분위기를 타보겠다는 의도만큼은 동일하다.
소림축구는 홍콩 영화배우 주성치가 감독·주연을 맡은 코미디물. 이 영화 홍보를 위해 주성치가 직접 내한했으며 콘서트도 개최하는 등 활발한 이벤트가 관심거리가 됐다. 절룩거리는 다리로 이제 퇴물취급 받는 왕년의 스타플레이어 명봉. 축구코치가 되고 싶어도 어느 구단에서조차 그를 받아주지 않는다.
소림사에서 무공을 익혔던 씽씽은 사부가 죽자 할 일 없이 빈둥빈둥 가난한 백수로 지내며 만두가게 처녀 아매를 흠모하는 게 유일한 낙. 거리에서 우연히 씽씽의 요상한 다리 힘을 발견한 명봉은 씽씽에게 축구단을 결성하자고 제안하면서 스토리가 전개된다. 주성치영화 특유의 과장되고 유쾌한 웃음을 자아내는 데 손색이 없다.
이와는 달리 인피니스가 배급하는 전쟁과 축구 애니메이션 비디오는 휴머니즘이 화면을 가득 채우는 감동적인 스토리를 기본으로 한다.
1914년 세계 1차대전 중 찾아온 쓸쓸한 크리스마스에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전날까지만 해도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던 영국군과 독일군이 비무장 지대에서 한바탕 어우러져 축구경기를 벌이게 된 것이다. 서로가 적군임을 잊고 오직 축구에 대한 순수한 사랑으로 페어플레이를 하는 순간 이념이나 전쟁의 비극은 사라졌다. 세계 1차대전에 관한 실화를 바탕으로 했으며 각종 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최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