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자동화 수요 잡아라"

 ‘철도 자동화 수요를 잡아라.’

 전국적으로 도시철도·지하철·경전철의 신규 건설이 잇따르면서 관련 자동화 시스템 도입도 본격화되고 있다. 올해 예정된 신규 철도 건설은 8∼10건 정도. 여기에 소요되는 철도자동화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규모는 현재까지 파악된 것만 1500억∼2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SI업계는 철도자동화시스템 사업에서 주요 부문을 선택·집중하는 동시에 해외 전문업체들과 제휴를 통해 프로젝트 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다.

 ◇철도자동화시스템 구축 현황=우선 오는 2005년 개통 예정인 대구지하철 2호선의 경우, 이달 중순 신호시스템 구축 사업자를 선정한 것을 시작으로 내달 중 역무자동화(AFC:Automatic Fare Collection) 및 통신 시스템의 구축 사업자 선정을 위한 사업제안서(RFP)가 발표될 예정이다. 2004년까지 구축될 예정인 역무자동화·통신시스템은 이미 조달청에 구매 의뢰된 상태다. 사업 예산규모는 역무자동화부문 220억원, 통신 부문에 320억원 정도가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국제공항과 서울 도심을 잇는 인천철도 사업은 조만간 기계·전기(E&M)부문 주사업자를 선정하는 대로 신호·역무자동화·통신 시스템 구축 사업자도 선정할 전망이다. 총 구간거리 62㎞인 인천철도 사업은 1단계로 오는 2005년까지 인천국제공항에서 김포공항까지 철도를 놓고 2단계로 서울역을 거쳐 수색까지 연장하게 된다. 현재 인천철도의 기계·전기 부문에는 봄바르디에, 가와사키, 알스톰 등 외국 자동화시스템 업체들이 수주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신호·역무자동화·통신 시스템은 각 부문별 사업예산이 200억∼3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사업으로 알려졌다.

 국내 처음 도입되는 경전철사업의 경우, 경기도 하남·의정부, 경남 김해시가 정부의 승인이 나오는 대로 올 하반기중 사업제안서를 낼 전망이다. 기존의 지하철을 연장하게 되는 경전철 노선은 서울-하남(7.8㎞), 의정부(서울 1호선 회룡역-의정부시 송산동·10.3㎞), 김해(부산 사상역-김해시 삼계동·23.9㎞) 등이다. 오는 2005∼2007년 개통 예정인 이번 경전철 사업은 현재 건설 주사업자가 선정된 가운데, 하반기중 신호·역무자동화·통신 시스템 구축사업자를 선정하게 된다.

 민간투자사업으로 지정된 서울도시철도 9호선에서도 이르면 올 연말께 신호·역무자동화·통신 시스템의 대규모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I업계 움직임=이처럼 철도 자동화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가 잇따르면서 SI업계의 사업 수주를 위한 각축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관련업체들은 특히 지하철 자동화 시스템 사업이 향후 국내외 철도 자동화 프로젝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하고 외국 선진 철도자동화 업체들과 제휴를 맺고 활발한 수주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구지하철 2호선의 신호·역무자동화·통신 시스템 프로젝트에는 현대정보기술·삼성SDS·대우정보시스템·LG산전·머큐리 등이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이에 앞서 대구지하철 2호선의 신호시스템(300여억원 규모) 구축사업은 1호선 신호시스템을 구축한 바 있는 현대정보기술이 삼성SDS·LG산전·US&S 등 국내외의 자동화시스템업체들을 따돌리고 사업권을 거머쥐었다.

 인천국제공항-김포공항-서울역-수색을 잇는 인천국제공항철도 사업에서는 현대정보기술·삼성SDS·LG산전 등이 신호·역무자동화·통신 시스템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현재까지 현대정보기술이 사업권 획득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철도 9호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울트라컨소시엄 소속의 머큐리(대표 김진찬)는 사업권을 확보할 경우 통신 시스템 구축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9월 대우전자의 역무자동화사업부문을 인수한 대우정보시스템(대표 박경철)도 대구지하철 1호선 역무자동화 시스템과 인천지하철 1호선 역무자동화 및 무선 선·후불 교통카드 시스템을 구축한 것을 바탕으로 역무자동화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알스톰 시그널링, 유니온스위치, 지멘스, 애드트랜즈 등 외국계 자동화시스템 업체들도 대구지하철 프로젝트를 비롯해 국내 철도자동화시스템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정보기술 SOC사업팀 서정태 수석은 “대구 지하철 2호선 자동화 시스템사업을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지하철·철도·경전철의 신호·역무자동화·통신 자동화 시스템 프로젝트가 본격 발주될 것”으로 내다봤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