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로와 토레미’에서 또 하나 새롭게 시도해본 방식으로는 2D 배경을 충분히 활용한다는 것이다. 2D는 3D 배경에 비해서 퀄리티를 유지한 채 제작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제작기간을 고려한다면, 26부작을 1개월에 1편씩 제작할 경우 26개월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며, 제작을 완료한 후 포스트 작업까지 감안하면 방영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총 2년 반에서 3년이라는 기간이 필요하게 된다. 제작기간만으로도 3년후에 방영이라는 전제는 기획에서부터 마지막 방영에 이르기까지 아직 많은 경험이 없는 국산창작 3D 애니메이션의 제작여건을 볼 때, 제작기간을 최대한 축소시키고 안정적으로 제작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제작팀은 기획하고자 하는 ‘해로와 토레미’의 경우 일상적으로 주어진 몇몇의 배경만을 주무대로 펼쳐지는 형식이 아니고, 에피소드마다 새로운 곳을 여행하며 모험을 펼쳐가는 이야기로 다양한 배경을 에피소드마다 3D 모델링해야 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여기에서 만약 캐릭터는 3D로 제작하고 배경을 2D로 제작한다면 시간적으로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에피소드마다 새롭게 펼쳐지는 배경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됐다. 단지 일반적으로 제작자 개인이 쉽게 접근할 수 있거나 또는 이미 경험해본 방법만을 고집할 수 있으므로 그러한 상황을 배제한 채 ‘가장 효과적일 수 있는 제작방식을 검토하여 최대 수용한다’라는 기본전제를 갖고 진행시키기로 했다. 2D배경과 3D 캐릭터가 잘 어우러지기 위해서는 2D와 3D에 사용되는 색채의 이질적인 면을 최소화한다라는 것과 2D 평면에서 드로잉된 배경위에 최대한 입체적인 연출을 구현하기 위한 연출각도의 조절 그리고 평면배경에 입체캐릭터는 생길 수 없는 그림자를 자연스럽게 만드는 것 등 해결해야 할 여러가지 문제점을 갖고 있었다. 또한 물이나 불 등의 특수효과는 어떤 방식으로 해결해야 할 것인가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그뿐만 아니라 NTSC방식의 TV물 경우 2D는 1초당 24장인 24프레임 기준이지만, 3D의 경우 30프레임 기준으로 제작되며, 색채사용에 있어서도 2D의 경우 배경은 세밀하게 드로잉하여 트루칼라(실제 일상에서 보여지는 천연색칼라)를 사용하지만, 2D셀의 경우는 단색 위주로 채색하고 그림자는 1∼3단계 정도로 사용한다. 자세하게 말하면 전문 제작자가 아닌 이상 상당히 복잡하고 까다로운 게 사실이다. 그래서 2D, 3D의 합성으로 제작된 작품은 그작품마다 제작진들이 갖고 있는 애로점 또는 노하우가 있다고 보겠다.
중요한 것은 좋은 결과에 도달하겠다는 것이다. 주로 2D제작자들은 컴퓨터보다는 작화지에 연필로 직접 그리는 수작업에 익숙하고, 3D의 경우 컴퓨터를 통해 캐릭터 디자인에서부터 애니메이션까지 제작해 내는 방식이므로, 2D와 3D의 합성이라는 것은 제작진들의 개인적인 특성까지 포함한다면 같은 애니메이션임에도 불구하고 지식적으로나 감성적인 부분에서나 상당히 많은 이해와 타협이 필요하다. 다행인 것은 2D의 제작과정 중 채색과 촬영부분이 디지털 페인팅과 합성, 편집으로 전환됨으로 인해 2D와 디지털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게 됐다는 것이다.
디지털은 데이터의 공유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인해 합성이 비로서 가능하게 된 것이다. 배경의 경우도 과거에 직접 종이 위에 드로잉했던 방식에서 컴퓨터 소프트웨어상에서 디지털방식으로 그려짐으로 인해 역시 합성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한신코퍼레이션 감독/PD 박정원 jullianapark@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