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호스팅서비스를 이용하다 갑자기 회사가 도산해 곤란을 겪은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업체들이 지나치게 저가경쟁을 벌인 탓이지요. 이제 협회가 나서서 건강한 풍토가 정착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최근 국내의 대표적인 웹호스팅서비스업체 15곳이 모여 ‘한국웹호스팅기업협회(KORWA)’를 발족시켰다. 웹호스팅서비스는 웹사이트를 설치 운영할 수 있도록 서버 공간과 전용선 등을 빌려주는 일종의 하드웨어임대서비스. 국내에서 본격화된 지도 벌써 5년이 지난 시점에서 협회설립은 상당히 늦은 감이 있다.
초대회장으로 선출된 (주)오늘과내일의 이인우 사장(42)은 지난해 초부터 협회 설립의 필요성을 역설해왔던 인물. 그러나 그가 들려준 협회설립의 숨은 이야기는 아이러니 그 자체다.
“사실 협회설립의 필요성을 얘기했을 때 대부분의 업체들은 시큰둥했습니다. 그런 게 뭐 필요하냐는 식이었죠. 그런데 엉뚱하게도 다음의 온라인우표제가 기폭제가 돼 주더군요.”
웹호스팅서비스는 1개 서버에 최소 100여개의 사이트가 입주해 있는 게 보통이다. 따라서 이용고객 1명이 하루에 100통만 보내도 서버 전체로 보면 1만통을 보낸 것이 된다. 웹호스팅업체들 대부분이 온라인우표제의 기준에 따라 대량메일발송IP로 분류된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다음측으로부터 웹호스팅서비스업체의 경우 서버IP가 아니라 고객들이 등록한 개별 도메인을 기준으로 메일발송건수를 측정하겠다는 답변을 얻어내면서 하나로 결집된 조직의 힘을 확인한 업체 대표들은 즉시 협회발기인 명부에 사인했다.
“첫 과제는 해결했지만 아직도 업계가 함께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많습니다. 가장 시급한 것은 기술력을 높여 단순 하드웨어임대서비스에서 벗어나는 일입니다.”
실제로 웹호스팅 이용고객들은 점차 가격이 비싸더라도 도메인등록, 홈페이지제작, 쇼핑몰 구축 등 다양한 고부가서비스가 제공되는 서비스를 선호하고 있다. 가격만을 경쟁요소로 내세우던 시대가 막을 내리는 것이다. “회원사의 기술력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할 겁니다. 게시판, 방명록, 회원관리 등의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개발해 공유하는 것도 한 방법이지요.”
이 회장은 박막코팅분야를 전공한 금속공학도로 박사학위 취득 후 수원과학대에서 11년 동안이나 교편을 잡았던 이색경력을 갖고 있다. 2년 동안 회사와 학교를 오가다 ‘고속도로에서 사망할 것 같아’ 학교를 그만뒀다고.
웹호스팅기업협회 1기가 전직 교수님의 지도 아래 정도를 걷기를 기대해본다.
<글=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사진=고상태기자 stk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