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회로기판(PCB) 원판 생산업체들이 최근 국제 유가 상승분을 반영, 해외 거래선에 대해 일제히 가격인상을 통보했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에 대한 공급가 인상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밝혀 온 PCB업계와의 마찰이 예상된다.
두산전자BG·신성기업·한국카본 등 PCB 원판 생산업체들은 아세톤·메탄올 등 PCB 원판의 기초 원자재 가격이 최대 20% 이상 인상됨에 따라 원판 수출가격을 10% 정도 인상하기로 하고 동남아 등 해외 거래선에 이같은 방침을 통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두산전자BG의 한 관계자는 “해외거래선에 대해 평균 10% 정도의 인상 방침을 알리고 가격협상을 벌이고 있다”면서 “원가부담이 가중돼 인상조치가 불가피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업계는 원자재에 대한 가격인상분을 원판업계가 자체 흡수하기에는 너무나 가격이 올랐고 일본의 아사히와 대만의 타이완글라스 등 PCB 원판의 소재가 되는 광섬유 공급업체들의 가격인상 움직임도 원판가격을 인상하게 된 주요 배경이 됐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PCB업계는 해외 거래선보다는 국내업체들을 겨냥한 조치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PCB업계의 한 관계자는 “원판 수요는 현재 공급과잉 상태인데 무슨 가격인상이냐”면서 “국내업체들을 염두에 두고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면 난센스”라며 연내 가격인상 수용 불가 방침을 분명히 했다.
업계에서는 그러나 원판업체들의 원가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PCB업체들에 대한 원판가 인상 통보가 곧 있을 것이라는 설이 파다한 실정이다.
업계는 원판가 인상을 둘러싸고 원판 생산업계와 PCB업계가 치열한 샅바싸움을 벌여 결국에는 양측이 한발씩 양보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