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를 만드는 사람들>(7)다산벤처 서창수 부사장

 “요즘 들어 아는 것이 너무 없다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17년 몸담은 공직을 떠나 창업투자회사인 다산벤처에 자리잡은 지 만 2년 5일을 맞고 있는 서창수 부사장의 말이다.

 2년간의 도전과 변신에 대해 주변에서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지만 본인 스스로는 점수를 짜게 준다. 그만큼 치열하게 살고 있다는 얘기다.

 서 부사장은 중소기업청 근무 시절 다산벤처의 설립계획 단계부터 모든 업무를 총괄, 2년여간 살림을 맡아왔다. 다산벤처는 설립 당시 세운 ‘초기 기업 창업 전문기관’으로의 목표를 꾸준히 추진해온 결과 당초 업계의 우려와는 달리 기존 벤처캐피털과의 차별성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게 서 부사장의 평가다.

 “2년 연속 손실이 없고 올해부터는 재무제표상 40억원 가량의 수익도 낼 수 있을 전망입니다. 아울러 2개의 펀드 결성에도 성공해 자체적인 투자재원 기반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공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는 딜레마 극복 등 많은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서 부사장은 지금까지의 성과보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많다고 설명한다.

 다산벤처는 투자기업 중 인터스타테크놀러지·3S코리아 2곳을 올해 코스닥시장에 등록시켰으며 옴니텔도 심사를 통과해 다음달부터는 거래가 이뤄질 전망이다. 까다로워진 코스닥 등록사정을 감안하면 괜찮은 성적이다.

 그러나 올해 등록된 기업들은 엄밀한 의미에서 다산벤처가 키운 기업이 아니라고 서 부사장은 말한다. 회사의 포트폴리오 구성상 투자한 프리코스닥업체들이기 때문이다.

 “내년부터는 설립 2년 내 투자한 기업들의 코스닥 등록이 시작될 전망입니다. 그때부터가 진정한 다산벤처의 실적이 나타나는 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신뿐만 아니라 회사 운영에 있어서도 여전히 보수적인 평가다. 서 부사장은 공무원 시절에는 헬리콥터를 타고 숲을 봤다면 지금은 지프를 타고 보는 입장이라고 말한다.

 “그냥 푸르고 아름답게만 보이던 숲이 사실은 양육강식의 논리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생존경쟁의 장이었습니다. 실력이 없으면 바로 먹혀 버리는 게 현실입니다.”

 그가 기업을 대하는 입장도 크게 달라졌다. 공무원 시절에는 그들의 애로사항을 들어주고 공감하려고 노력하는 입장었지만 현재는 대립관계, 즉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그들의 문제점부터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생존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발굴하기 위한 입장 변화다.

 “현재 벤처 상황에서는 미래의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큰 초기창업기업들이 외면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초기 기업 육성을 표방하는 다산벤처의 역할이 더욱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위해 서 부사장은 현재 추진 중인 I&I(Incubating and Investment) 등 초기 기업 육성 사업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또 투자기업들의 해외 진출 교두보 마련을 위한 해외 투자유치에도 보다 힘을 실을 계획이다.

 얼마 전 결성한 50억원 규모의 한일 합작펀드 결성은 시작에 불과하다. 더 큰 규모의 2차 펀드 결성 작업에 들어갔으며 미국 등 다른 선진국과의 합작펀드 결성 계획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공익성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선 서 부사장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