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장에 CDMA 장비를 공급해 ‘범 아시아 CDMA 벨트’를 구축하려던 삼성전자의 사업전략에 비상이 걸렸다.
GSM 위주로 이동통신사업을 벌이던 동남아 국가들이 최근 새롭게 CDMA 서비스를 추진함에 따라 이에 대한 공략을 강화해 온 삼성전자가 뜻밖의 암초를 만나 CDMA 사업확대 전략에 차질을 빚게 됐다.
지난 3월 인도네시아 이동통신사업자인 라텔인도와 13만5000회선 규모의 CDMA시스템 공급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동남아시장 진출을 위한 신호탄을 쏴 올린 삼성전자는 16일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맺은 본 계약에서는 당초 기대에 크게 못미치는 5만회선 규모의 장비공급권을 획득하는데 그쳤다.
이는 당초 삼성전자가 밝힌 공급 물량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오는 2005년까지 라텔인도에 170만회선 규모를 공급하려던 사업목표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삼성전자가 인도네시아시장에서 당초 목표에 차질을 빚게된 것은 캐나다의 통신장비업체 노텔네트웍스가 삼성전자의 몫을 상당부분 차지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MOU 체결 당시만 해도 인도네시아 메가와티 대통령까지 방한해 양국간 IT부문 협력 분위기가 조성되는 등 삼성전자가 유리한 위치를 점했지만 노텔이 전체 사업물량의 절반 이상을 확보함으로써 동남아시장에서 삼성전자와 다국적기업간 시장주도권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실제 삼성전자측은 초반의 유리했던 상황이 뒤집힌 것은 노텔의 저가공세 탓으로 분석하고 동남아시장 공략을 위한 향후 대응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최근 다국적 이통장비업체의 국내사업 강화로 인해 국내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동남아 공략에 나서게 된 삼성전자로서는 앞으로도 해외 메이저업체들과의 정면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이에 따른 대책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