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VoIP사업 개시 중소업체들 `위기감`

 

 KT의 음성데이터통합(VoIP)사업 진출로 벤처기업 중심의 국내 VoIP 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KT가 MS와 공동으로 SIP 기반의 VoIP서비스에 나서면서 외국기업을 중심으로 한 시장재편과 아울러 국내 VoIP 중소 전문업체들이 주력시장에서 밀려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국내 VoIP 업체들에 위협을 가하고 있는 KT의 VoIP는 MSN 메신저를 통해 피시투폰 서비스는 물론 영상과 음성을 모두 활용하는 것. KT는 기존 VoIP 시장의 핵심기술인 H.323 대신 SIP 프로토콜을 이용, SIP 전용망을 구성키로 하고 이미 66억원 규모의 SIP 게이트웨이 등의 장비구매를 완료한 상태다. 이어 KT는 올해 말부터 본격적인 SIP메신저 서비스를 시작할 전망이다.

 이처럼 KT VoIP 서비스를 개시한다는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국내 VoIP관련 솔루션·서비스·단말기 업체들은 MSN에 대항하는 전략수립이 시급해졌다. 그동안 국내 대형시장을 중심으로 작업을 진행해 온 VoIP 업체들은 KT의 진출을 계기로 외산업체들에 주도권을 내주는 처지에 몰리게 됐기 때문이다.

 우선 대용량 솔루션을 개발해 오던 VoIP솔루션 업체들은 이미 KT가 SIP서비스 관련 기반장비가 시스코사로 선정되면서 향후 추가되는 장비도 외상 장비로 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를 지울 수 없게 됐다.

 서비스업체들은 아직 직접적인 피해는 없지만 향후 VoIP시장을 이끌어 나갈 개인 고객들을 KT가 선점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PC와 친숙한 젊은층에게는 KT의 메신저 서비스가 잘 먹혀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기존에 H.323으로 VoIP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라고 할지라도 SIP와의 연동을 위한 프록시 서버를 도입해야 하는 부담까지 안게 됐다.

 다수의 단말기 업체들도 SIP와 연동할 수 있는 제품개발이 시급해진 상황에 놓여지게 됐다.

 이에 따라 국내 VOIP업체들은 자구책 마련이 시급해진 상황이며 기존의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업체간 합종연횡을 통한 시장수성에 나서고 있다. 생존을 위해서는 KT에 대응할 수 있는 볼륨을 키우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 때문이다.

 VoIP서비스 전문업체인 애니유저넷(대표 송용호)은 아주대학교 정보통신대학원팀과 공동으로 VoIP서비스 제공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코스모브리지(대표 최찬규)는 기존의 솔루션 장비개발에 서비스제공을 원하는 업체들을 상대로 한 서비스사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또 단말기 업체들도 단말기 제조에서 직접 서비스를 확대하는 업체도 생겨나고 있다.

 단말기·서비스·솔루션 업체들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드림팀을 구성하자는 의견도 나오면서 이미 일부 단말기 업체들과 솔루션 업체들이 연합을 동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4, 5년 동안 투자해 온 국내 VoIP업체들이 시장이 형성되는 시기에서는 정작 수혜를 보지 못하고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지게 됐다”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