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할 후 1분기 이익처리 문제,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설, KT지분 참여 결정 등으로 최근 낙폭이 컸던 LG전자가 15일 반등에 성공했다.
LG전자는 이날 1900원(3.7%) 오른 5만3800원으로 마감, 최근 3일간의 하락에 마침표를 찍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LG전자가 최근 몇몇 불확실성 속에 주가 약세를 보였지만 회사가치가 변화할 만한 큰 문제를 안고 있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LG그룹은 사소한 문제에도 주가가 쉽게 흔들리는 취약점을 드러내 이를 해소하기 위한 그룹 차원의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우선 LG전자의 1분기 이익(영업이익 3669억원, 경상이익 2761억원, 순이익 2198억원)이 LGEI에 귀속되는 문제는 LG전자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조건은 아닌 것으로 평가됐다. 이익이 잔존법인에 넘어가며 부정적인 인식이 많지만 분할 전 미지급법인세 1710억원과 미지급배당금 1400억원이 존속회사인 LGEI로 넘어간 사실을 감안하면 LG전자에 일방적인 손해를 끼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현대증권은 이와 관련, LG전자의 1분기 세후 영업이익은 약 3106억원으로 LGEI가 부담해야 하는 총 미지급금 규모 311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하이닉스 인수설은 LG전자가 적극적으로 ‘사실무근’이라고 밝힌 만큼 추가 악재는 아니다. 오히려 이에 따른 주가 하락폭은 단기간에 만회가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외국인 투자가들의 우려를 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KT지분 인수도 회사의 펀더멘털에 변화를 줄 요인은 아닌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의 투자 규모는 향후 KT와 KT아이콤(KT의 비상장 IMT 2000 사업체)에 통신장비 납품을 위한 상징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란 예상이 많다. 또 KT의 지분인수는 교환사채의 조건이 투자자에게 유리하게 책정돼 투자가치가 높아 LG전자가 인수하더라도 부정적인 영향은 많지 않다는 평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LG전자의 현재가는 올해 수익전망을 고려한 가치평가시 매력적인 수준인 것만은 사실이다”며 “하지만 이번 사태에서도 지난 LG화학 사건 등으로 LG그룹사에 대한 시장과 투자자들의 신뢰가 낮다는 점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