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서울증시 `쥐락펴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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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 매수세가 국내 IT증시의 반등 모멘텀으로 재부상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대한 집중 매도로 대변됐던 ‘워버그 쇼크’가 진정되면서 최근 외국인들은 시가총액 상위 IT업체를 중심으로 ‘사자’에 나서는 등 그동안 매도 주체 세력에서 매수 주체 세력으로 급전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 부실이 아닌 차익실현으로 보는 시각이 설득력을 더하고 있는 대목이다.

 15일 거래소 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는 지난 14일 155억8400만원에 이어 15일 2583억200만원으로 크게 증가했으며 코스닥도 15일 241억3500만원을 기록했다. 외국인들은 또 최근 집중 매도의 표적이었던 삼성전자에 대해 14일 외국인들이 622억원을 순매수한 데 이어 15일에도 ?억원을 순매수 했다.

 외국인들이 매수세로 전환하고 있는 것은 먼저 국내 증시의 강한 지지력을 재차 확인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외국인의 집중매도로 지수 800선 초반까지 조정을 받았던 증시가 기관 매수세라는 단단한 방어막을 경험하면서 국내 증시에 대한 신뢰를 쌓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IT기업들의 2분기 실적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으로 대세 상승의 기조는 흔들림이 없다는 사실이 증명된 셈이다.

 외국인 매수세와 가장 밀접한 지표인 나스닥지수가 바닥권을 탈피하고 있는 모습도 외국인 매수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나스닥은 최근 1700선을 기준으로 큰 폭의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처럼 주가지수가 특별한 재료없이 급등락을 반복하는 것은 낙폭과대에 따른 반등의 전조로 해석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미국 S&P500기업의 순이익이 지난 1분기 두자릿수의 감소를 기록했지만 당초 전망치보다 그 폭이 줄어들었다. 또 최근 전망치에 따르면 2분기에는 올 초 전망을 크게 상회한 순이익이 기대되는 등 증시 여건이 호전되고 있다. 즉 2분기 이후 미 IT기업들의 긍정적 실적전망은 당초 우려감과 달리 점차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올들어 외국인 매수세가 미 증시와 강한 연동성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미 기업들의 실적전망 낙관은 향후 국내 증시의 외국인 매수세 유입 전망을 밝게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올들어 외국인의 매매패턴이 단기적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지난 9·11테러 이후의 상황처럼 외국인 매수가 지수 견인의 대표적인 주체세력으로 급부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기매매 전략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지수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매수가 중·장기적 관점에서 이어질 것은 분명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미 증시 흐름의 영향을 받아 급격한 상승랠리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우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대세상승이라는 데 이견은 있을 수 없다”며 “그러나 올들어 외국인들의 매매패턴을 분석해 볼 때 앞으로 주가지수의 끌차 역할보다는 지수에 편승해 매수하는 경향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