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진도 6.2 강진 영향

 15일 대만에 리히터 규모 6.2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함에 따라 메모리 현물가격의 추가상승이 점쳐지고 있다.

 대만은 연간 300회 가량의 크고 작은 지진을 겪지만 올들어 대만에 진도 6 이상의 강진이 발생한 것은 지난 3월 31일 진도 6.8 규모에 이어 두 번째다.

 대만 동북부에 위치한 수아오로부터 동북부 방향으로 9.3km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이번 지진은 3월 지진에 비해 진도가 약간 낮다.

 하지만 수도 타이베이에서 느끼는 진도가 4 수준으로 3월과 비슷한 데다 난야테크놀로지가 위치한 타오위안공단과 파워칩세미컨덕터·TSMC·UMC 등이 위치한 신주공단의 진도 역시 4 내외인 것으로 추측됨에 따라 반도체 생산시설의 피해가 예상된다.

 더욱이 반도체 가격이 한달여 동안의 급락세를 멈추고 사흘째 반등에 성공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진이 발생함에 따라 메모리 현물시세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대만은 자사 브랜드 제품을 포함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급하는 메모리 물량이 세계 시장의 20%에 달하므로 대만 메모리제조업체들이 장비 피해점검을 이유로 1주일 이상 장비가동을 멈춘다면 공급물량 과다로 인해 2분기 비수기는 더욱 짧아질 가능성도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의 임홍빈 테크팀장은 이날 “진도 4 내외라면 일단 직접적인 피해는 차치하고라도 피해 여부를 정밀조사하려면 생산라인 가동 중지 후 짧게는 3일에서 길게는 6일 정도가 걸린다”며 “이번 지진 여파로 메모리 가격의 반등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3월 지진 발생 직전까지 하락을 거듭하던 128Mb(16M×8 133㎒) SD램의 아시아 현물가격이 3.25∼3.70달러(평균가 3.35달러)에서 거래일 수로 7일간 연속 오르면서 3.40∼3.90달러(평균가 3.58달러)를 기록했다.

 또 더블데이터레이트(DDR) 128Mb(16M×8 266㎒) SD램 역시 3.28∼3.80달러(평균가 3.43달러)에서 거래일 수 기준 8일간 올라 3.50∼4.00달러(평균가 3.68달러)에 거래됐다.

 당시 지진 여파로 대만의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정밀 피해조사에 나서면서 200㎜ 웨이퍼 기준으로 윈본드는 6000장, 프로모스테크놀로지는 5000∼6000장, 난야는 7000장, 파워칩은 3000∼4000장의 생산손실을 입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진 피해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는 않고 있으나 난야테크놀로지가 위치한 타오위안현 타오위안공단을 비롯해 다른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속해 있는 기타 첨단공업단지에도 지진 피해가 예상된다”며 “이 경우 라인가동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어 메모리 현물시장에 미칠 영향은 매우 클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