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석(11) 어린이가 다니는 숭덕초등학교 화도분교는 거제도에서 배로 10분 가량 걸리는 화도에 있다. 화도는 인구 300여명의 작은 섬. 정기적인 배편이 없어 뭍으로 나가려면 기능직 공무원의 배를 얻어 타야 한다. 고민석 어린이는 그곳에서 꿈을 키우고 있다.
고민석 어린이는 과학과목을 제일 좋아한다. 학교에 설치된 컴퓨터로 인터넷을 열심히 한다. 집에서도 모뎀을 연결해 인터넷을 쓸 정도의 열성이다.
“e메일(zhalstjr1234@hanmail.net)로 학교친구들과 편지를 주고 받아요. 요즘에는 캐릭터 사이트가 재미있어서 스타캐릭터를 만들었어요.” 고민석 어린이에게 인터넷은 즐거운 놀이마당이지만 모뎀을 쓰는 집 컴퓨터는 물론 학교 컴퓨터도 속도가 느리고 자주 끊겨 불만이다.
담임인 하덕호 교사는 “14명의 학생이 8대의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는데 인터넷 연결은 수신은 위성으로, 송신은 모뎀으로 합니다. 자주 끊기는 불편이 있어서 초고속인터넷이 들어오기를 바라고 있습니다”고 말하며 “민석이는 과학에 관심이 많아 물로켓 대회에도 해마다 참가하고 컴퓨터를 아주 좋아합니다. 그런데 관심있는 분야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적어 안타깝습니다”고 얘기했다.
고민석 어린이는 전자신문과 어바이어코리아가 주관하고 교육인적자원부가 후원하는 ‘섬어린이 IT월드컵 체험단’에 뽑혀 31일부터 6월 2일까지 월드컵 개막식을 참관하고 LG사이언스홀, 어바이어 고객센터 등을 돌아보며 세계적 축제인 월드컵을 체험하게 된다.
이 행사는 정보화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소외지역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IT가 움직이는 세상을 직접 체험케 하기 위해 전자신문과 어바이어코리아가 공동으로 계획했다.
체험단으로 선정된 어린이는 한다혜·서병규·한진경(경북 울릉도), 윤민세·박수헌·최기천(전북 군산시 신시도), 차일·김아롱·황인선(전남 완도군 신지도), 이빛나(경남 통영시 욕지도), 고민석(경남 거제시 화도), 강혜림(경남 사천시 신수도), 고혜림(북제주군 우도), 조원혜(북제주군 추자도), 이은경(남제주군 가파도) 등 15명이다.
참가단은 지역별 어린이 3명과 인솔교사 1명을 포함, 총 20명으로 운영된다.
참가어린이는 교육인적자원부가 각 시·도교육청 교육정보화과의 추천을 받아 정보화에 대한 높은 관심과 컴퓨터에 소질이 있는 어린이들을 중심으로 선정했다.
체험단은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월드컵 개막식 및 개막경기를 참관하고 어바이어 고객데모센터, LG사이언스홀, 롯데월드, 63빌딩 등에서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번 월드컵은 세계에 IT코리아의 위상을 널리 알리는 절호의 기회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개막식의 첨단 디스플레이 장비나 로봇, 무선 랜, IMT2000은 물론 경기장 주변에서는 초고속인터넷, 차세대 이동통신 등이 축제를 이룬다.
”제일 보고 싶은 것은 축구선수들”이라는 게 고민석 어린이의 솔직한 심정이지만 인터넷과 컴퓨터에 관심이 많은 그에게 우리나라가 준비중인 IT월드컵은 앞으로의 꿈과 희망을 키우는 인상적인 경험이 될 것이다.
울릉초등학교 한다혜(11·han0038@hanmmail.net) 어린이에게도 마찬가지다. 한 양은 ‘울릉도에서 인터넷을 제일 잘하는’ 어린이다. 3학년 때부터 인터넷에 큰 관심을 둔 한다혜 어린이는 4학년때 인터넷 정보사냥대회 울릉군 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다. “수업에 필요한 자료를 인터넷에서 잘 찾고 글쓰기도 아주 잘합니다.” 담임인 정진덕 교사의 칭찬이다.
“인터넷 검색을 특별히 배운 것은 없고 그냥 학교와 집에서 인터넷을 재미있게 하고 있어요.” 한다혜 어린이는 커서 순정만화를 그리는 만화가가 되고 싶단다.
이은경(12) 어린이가 다니는 가파초등학교는 제주도에서 5㎞ 정도 떨어진 가파도에 있다. 장차 국어선생님이 되고 싶은 이은경 어린이는 가파초등학교 어린이 회장이다.
“인터넷으로는 e메일(damashi@hanmail.net)로 모슬포에 사는 친구들과 편지를 주고 받고 테트리스 같은 오락도 많이 해요.”
나종청 담임교사는 “은경이는 공부하다가 인터넷에서 자료를 잘 찾아오고 워드도 1분 동안 350타를 치는 등 컴퓨터 실력이 뛰어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완도군 신지면의 신지초등학교 6학년 차일(12) 어린이는 과학과 체육과목을 제일 좋아한다. 전교어린이 회장인 차일 어린이는 학교에서 과학영재로 뽑혔고 수학경기대회에도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주로 e메일(koreazzang@hanmail.net)을 보내거나 학교숙제를 하는 차일 어린이는 하루에 한시간은 인터넷을 쓴다고 한다. 신지초등학교에서는 일주일에 한번씩 아이들의 정보화 수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통학버스 시간 때문에 인터넷을 충분히 사용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