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대세 상승인가?’
한달 가량 급락세를 보였던 메모리반도체 현물가격이 연 사흘간 반등에 성공한 데 이어 대만의 D램 제조업체들이 공급량 조절에 합의함에 따라 메모리반도체시장 조기 안정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대만 모젤바이텔릭의 토머스 창 사장은 지난 16일 “메모리반도체의 가격안정을 위해 난야테크놀로지와 파워칩세미컨덕터 등 대만지역의 다른 회사들과 공급량을 조절하기로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다.
만약 이번 합의가 실천된다면 대만의 1·2·3위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 모두가 공급량 조절에 참여하는 셈이다. 이들 업체의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기준으로 6% 수준에 불과하지만, 홍콩과 대만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아시아 현물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선에 달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결코 적지 않다.
더욱이 이번 합의는 세계 메모리반도체업계 순위 1위인 삼성전자와 3위인 하이닉스반도체가 현물시장 공급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에서 나온 결정이어서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여기에다 진위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이번주들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메모리반도체 가격폭락을 저지하기 위해 대만업체들과 공동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루머가 돌면서 가격안정에 대한 심리적 기대감이 조성된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현물시장에서 거래되는 메모리반도체 물량이 전세계 메모리반도체업체들이 생산하는 총 제조물량의 5∼10%에 불과해 가격조정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한달 동안 메모리반도체 현물가격이 급락한 것은 과잉공급의 영향도 작용했지만 주된 요인은 중간 거래상들의 인위적인 가격조정 때문이었다”며 “5월 결산을 맞아 현물시장에 밀어내기를 감행했던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6월 이후에도 물량을 밀어낼 가능성이 없는데다 대만 제조업체들의 가격인상 노력까지 가시화된다면 메모리반도체 가격은 완연한 상승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아시아현물시장에서 시장주력제품인 128Mb SD램 및 DDR SD램을 비롯해 대부분의 제품은 지난 사흘 동안 반등에 이어 16일 오전장에서도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날 128Mb(16M×8 133㎒) SD램은 전일에 비해 1.73% 오른 2.10∼2.80달러(평균가 2.34달러)에 거래됐으며 DDR 128Mb(16M×8 266㎒) SD램은 1.16% 상승한 2.20∼3.00달러(평균가 2.61달러)를 기록했다. 이밖에도 램버스 D램 전제품과 DDR 256Mb 제품 등이 0.25∼0.61% 추가 상승하는 등 고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