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민영방송사인 서울방송(SBS)이 지상파방송 4사중 디지털 전환에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전개하고 있는 데 이어 SBS와 프로그램 제휴관계인 광역시 기반의 지역민영방송사들도 예상외로 디지털 전환에 발빠른 행보를 전개, 디지털TV 보급을 획기적으로 제고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될 전망이다.
SBS와 지역민영방송사들의 디지털 전환행보는 KBS, MBC 등 경쟁사업자의 투자확대유도를 통한 디지털 전환 조기달성 및 디지털TV 보급확대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방송서비스 및 관련 장비시장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정보통신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SBS가 디지털송신소 확대구축 및 HDTV제작시설 확충을 꾀하고 있는 가운데 SBS와 제휴관계인 대전방송과 광주방송도 HDTV송수신을 위한 지상파 디지털 시험방송을 개시했다. 이로써 SBS는 서울과 수도권, 강원, 충북 일부, 대전, 광주, 부산, 울산까지 디지털방송 수신권역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이와함께 울산방송과 부산방송 역시 본방송 수준의 지상파 디지털시험방송을 각각 이달말과 다음달 실시할 예정이며 대구방송, 전주방송 등 여타지역의 민영방송사들도 내년 상반기 중에 디지털 전환을 완료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광역시 기반 지역민방의 조기 디지털 전환은 수도권 민방인 SBS와의 프로그램제휴라는 지역민방의 특성상 제작시설 투자없이도 20억∼30억원의 디지털송신시설 구축만으로도 디지털 전환을 완료, 채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내 지상파방송사의 디지털 전환일정은 2003년말까지 광역시, 2004년말까지 일반시지역, 2005년까지 전국 모든지역으로 돼있는 상태다.
지역민방의 이같은 디지털송신시설 조기구축에 따라 최대의 수혜자로 부상한 SBS의 움직임도 한층 빨라졌다.
지상파 후발주자인 서울방송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디지털방송은 선두로’라는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제작 및 송출분야의 디지털설비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방송은 특히 지역민방 편성프로그램의 80% 가량을 공급하고 있는 점을 활용해 이번 월드컵 기간 중 대부분의 월드컵스포츠 프로그램 편성을 HDTV로 진행, SBS이미지를 제고한다는 복안을 세우고 있다.
이와함께 내년 하반기 완공예정인 목동방송센터의 스튜디오 및 제작시설 대부분을 HDTV급으로 추진, 내년 하반기부터는 주당 30시간 이상을 HDTV프로그램으로 제작, 전체 방영 프로그램의 30%를 HDTV화한다는 방침이다.
SBS는 아울러 디지털수신권역 확대 및 수신율 제고를 위해 지난해 말 구축한 관악산 디지털송신소의 디지털본방송에 이어 최근 경기북부 용문산의 디지털송신국을 오는 25일 개국하고 서울남산의 디지털송신소 구축도 오는 10월까지 완료키로 했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