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들어 문화산업은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문화 콘텐츠를 통한 문화산업은 자동차, 반도체산업과 비교해도 그 규모면에서 뒤질게 없을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처럼 문화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문화 콘텐츠를 생산하는 부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세계 문화산업을 이끌고 있는 미국이나 일본에 뒤지지 않기 위해서는 양질의 문화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는 인력과 기업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 외에 만들어진 콘텐츠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알리느냐도 문화산업 발전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PR를 어떻게 수행하느냐에 따라 콘텐츠 사업이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http://www.kocca.or.kr)이 매달 발행하는 문화산업정보지 ‘콘텐츠 코리아’에 방송인 정미홍씨가 ‘PR는 문화 콘텐츠에 생명을 갖게 한다’라는 제목으로 기고한 글을 소개한다.
좋은 물건은 입소문으로 퍼진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문화산업의 경우는 다르다.
흔히 ‘P나게 R린다’ 혹은 ‘피할 건 피하고 알릴 건 알린다’라고 알려진 PR는 사실 ‘Public Relations’, 즉 다양한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맺는가에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다.
문화산업에서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마니아층을 형성하기 위한 관계성을 이룩하는 전략적 마케팅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면 문화상품을 성공적으로 판매하는 전략을 짜는 것은 또 다른 전문가 집단에서 담당할 일이다.
문화부는 2005년까지 2000억원을 투입해 문화산업인력 4만명을 양성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 인력양성 방안에 따르면 문화 콘텐츠의 PR를 전문적으로 수행할 인력을 양성하겠다는 의지를 찾아볼 수 없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브랜드’라는 것도 어찌보면 기호로 표현된 문화를 구입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나이키가 자사의 로고를 십자가와 하트에 이어 사람들이 세번째로 인지할 수 있는 세계적인 기호로 만들겠다고 의지를 불태우는 것도 어찌보면 문화를 마케팅 수단으로 만들어 가려는 고도의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기존 시장에 적용되던 마케팅 방법을 21세기를 맞아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문화콘텐츠 산업에 그대로 차용해 적용시킨다면 21세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파는 것, 스토리를 파는 것, 문화를 파는 것, 그것이 새로운 시대의 마케팅 패러다임이라는 것이다. 우리의 문화 콘텐츠 산업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훌륭한 창작물이 탄생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일 외에도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알맞은 대상에게 알려서 마니아층을 형성해가는 문화콘텐츠 PR산업의 육성이 병행돼야 한다.
지난 80년대에 1000원(당시 극장의 입장료)을 주고 영화 ‘ET’를 봤던 지금의 30대에게 ET가 단순히 1000원짜리 다른 과자와 비견할 수 있었던 상품이었다고 볼 수 있을까.
문화산업이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기존의 ‘팔면 그만’이라는 마케팅 방법이 아닌 콘텐츠의 감동이 지속될 수 있도록 고객과의 관계를 전략적으로 유지 관리하려는 전문적인 작업이 끊임없이 병행돼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