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정보시스템(AIS)으로 금융 사고를 막아라.’
통합 전 주택은행은 80여명의 인력이 전국 600여개 지점의 감사(audit)업무를 수행했다. 농협도 300여명이 5000여개에 달하는 지점에 대한 감사업무를 담당한다.
임직원이 고객의 예금을 빼돌리거나 개인적인 친분에 따른 불량·부실거래(대출)를 찾아내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수작업으로 은행 1개 지점을 감사하는 데 평균 1주일이 소요되는 점에 비춰 80명이 600개, 300명이 5000개 지점의 금융사고를 적발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들은 IMF 경제위기 이후로 감사업무를 강화하되 세무 분야와 사후관리에만 집중해왔다. 세간의 이목을 끄는 대형 금융사고라도 일어나는 경우에는 감사업무로 인해 해당 지점의 고객서비스가 마비되는 현상도 발생한다. 방대한 지점 수에 비해 감사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솔루션이 ‘AIS(Audit Intelligence System)’이다.
AIS는 고객관계관리(CRM) 기반기술을 활용해 웹 환경에서 감사업무를 진행하고, 감사자료를 데이터베이스(DB)화하며, 금융사고 유형별 분석을 통한 연관성을 파악해준다. 무엇보다 웹을 통해 상시감사체계를 가동함으로써 금융사고를 예방하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주목거리다.
또한 은행들의 업무 프로세스가 비슷하기 때문에 향후 ‘A은행과 B은행간 종합AIS’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 위험 징후에 대한 축적데이터를 활용해 금융사고 연관성에 대한 정형이 마련될 경우에는 일반 기업체의 회계 및 감사업무에도 쓰일 수 있을 전망이다.
AIS는 데이터웨어하우스(DW), 데이터 추출·분석, 웹 지원기술이 복합적으로 응용된다. 웹을 통해 전국 지점의 자료를 실시간으로 검색하고, 감사인력간 역할 및 지역분담이 가능하다. 계정시스템과 분리된 별도의 전용서버를 구축함으로써 시스템 유지보수와 데이터 분석·가공이 쉬운 것도 특징이다.
AIS 전용서버와 감사팀간에는 다른 부서가 접근할 수 없는 인트라넷 환경이 마련된다. 이를 통해 올랩(OLAP:OnLine Analytical Processing) 툴을 이용, 금융사고 위험도를 수치화하는 한편 사전경보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통합 전 국민은행이 국민데이터시스템(KDS) 클라이언트서버 기반의 감사시스템을 도입하면서 AIS 수요 개화의 첫 신호탄을 올렸다. 이후 통합 전 주택은행·한빛은행(현 우리은행)·대구은행 등이 오비씨소프트의 AIS를 도입했다.
이 중 대구은행은 AIS를 통해 40개에 불과하던 감사항목을 200개로 늘릴 수 있었으며, 주택은행도 사고유형을 세분화해 관리하는 등 감사업무의 효율을 크게 향상시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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