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롯데·코오롱 등 20여개사를 중심으로 시도되고 있는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이 지연되고 있다. 시중은행 인가기준인 외국계 금융기관 지분참여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출범한 설립추진주체 브이뱅크컨설팅(대표 이형승)은 원래 올 1분기 중 금융감독원에 예비인가를 신청할 계획이었지만 외국계 합작파트너를 찾지 못해 현재로선 상반기중 신청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앞서, 금융감독원은 올 초 인터넷은행의 설립요건을 현행 은행법에 근거, 일반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기준으로 확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브이뱅크컨설팅은 인터넷은행의 예비인가 신청을 서둘러왔으나 적당한 해외투자 파트너를 찾지 못하면서 당초 출범일정에 큰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현행 법상 일반 시중은행에 해외 금융기관이 투자할 경우 그 지분만큼 국내 대기업도 참여할 수 있다. 브이뱅크컨설팅은 설립자본금 1000억원에, 20%선의 지분참여를 놓고 주요 외국계 금융기관들과 협의를 진행해왔다.
한 관계자는 “여러 외국계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의사타진중이지만 확실한 파트너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며 “상반기까지는 투자유치를 마무리지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합작제의를 받았던 해외 금융기관들의 경우 인터넷은행이 장기간에 걸친 사업모델인 데다, 이로 인한 투자회수 기간도 부담스러워 난색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브이뱅크컨설팅은 해외 지분참여가 여의치 않을 경우 아예 지방은행으로 예비인가를 신청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지방은행은 최소 자본금 250억원에, 1인 대주주 지분도 15%까지 출자 가능해 국내 참여사만으로 충분히 설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브이뱅크컨설팅 측은 “이 경우 전국적인 규모로 지사를 갖추지만 않으면 된다”면서 “점포를 갖출 필요가 없는 인터넷은행으로서는 오히려 현실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브이뱅크컨설팅은 그러나 어떤 형태로든 연내 예비인가 신청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아래 증자 및 전산시스템 구축 등 본격적인 사업채비를 서두를 계획이다. 또 내년에는 본사업에 착수해 3년 내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갖추기로 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