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KT가 공모주 청약에 들어가자 지분 인수 의사를 공식화했거나 참여가 확실시되는 기업들의 주가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날 증시에선 이미 KT지분 3% 인수 방침을 공식 발표한 LG전자를 비롯, SK텔레콤 등 향후 지분 참여가 예상되는 기업들의 주가가 투자자들의 이해득실에 따라 비교적 큰 폭으로 움직였다.
LG전자에 대해서는 LG투자증권이 “지분참여 금액이 단기적으로 부담스럽지만 향후 사업전개에 있어서는 득이 많다”는 입장을 피력한 반면 살로먼스미스바니(SSB)증권은 “잃는 게 더 많다”는 분석을 내놓으며 팽팽한 의견 대립을 보였다.
결국 LG전자는 이날 전날 하락에서 벗어나 2.88%(1500원) 상승하며 5만3500원으로 마감, KT 지분참여가 그리 부정적이지만은 않다는 투자자의 투자 심리를 확인시켜줬다.
KT와 함께 국내 통신사업의 양대축을 형성하고 있는 SK텔레콤은 이날 “정부정책에 호응한다”는 논리를 앞세워 KT 지분참여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지난주 말부터 이번주 내내 외국인 매수세와 양호한 분기 실적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이어온 SK텔레콤은 이날 KT지분 참여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전날보다 1.47% 오른 27만6000원으로 마감, 6일째 오름세를 유지했다.
가장 관심을 끌었던 삼성그룹의 경우 삼성전자의 불참 의사를 고수하면서도 금융부문을 주력으로한 3%선 참여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생명, 캐피털 등 금융부문 주력 법인이 아직 상장돼있지 않아 주가 움직임을 확인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밖에 이날까지 1% 이내의 소규모 지분 참여를 공식화한 대기업, 중소 IT업체들은 주가 반영 효과가 상대적으로 미미했거나 일부 하락종목까지도 나타났다. KT와의 전략적 지분관계 비중에 따라 주가 변동폭이 달리 나타난 것이다.
그랜드컨소시엄을 통해 1.5%의 지분 매입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던 대림산업은 최종적으로는 0.5% 안팎의 지분만 매입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림산업은 이날 전날보다 2.12% 오르며 1만4450원으로 마감, 상승세에 편승했다. 코스닥등록업체인 인탑스도 KT 공모주 청약에 12억5000만원 규모로 참여한다는 이사회 결의를 발표하며 전날보다 2.13%(500원) 오른 2만4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하지만 0.2%선의 개별 참여 의사를 밝힌 효성은 오히려 주가가 떨어져 전날에 비해 소폭 하락한 1만7600원으로 마감됐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KT공모주 청약이 워낙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참여 여부만으로도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며 “KT지분 인수 기업들의 정확한 주가 향방은 KT지분 매각 결과와 향후 사업득실에 따라 더욱 분명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