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는 지난해 말 리베로에 위탁해왔던 온라인 자동차 판매를 정리한데 이어 올 3월에는 쇼핑몰업체 한솔CNS와도 결별을 선언했다. 현대기아차의 신차 온라인 판매를 주력사업으로 준비해왔던 오토에버는 국내 관행상 현실성이 없다는 이유로 사업계획을 백지화할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활발한 판매성과를 보여온 대우자동차조차 요즘은 월 30대라는 평균 판매대수가 말해주듯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000년 이후 완성차업체, 전문 온라인 사이트들에 의해 잠시 반짝했던 온라인 자동차 판매시장이 영업사원 중심의 판매관행, 차는 직접 보고 산다는 소비자 인식의 벽을 넘지 못하고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이같은 배경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이 기본적으로 단일 가격제를 고수하는 완성차업계의 판매방식이다. 국내 완성차업계는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처럼 전문딜러에 의한 매입방식이 아닌 영업소나 직영 대리점을 통해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위탁판매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대리점이나 영업소는 이 방식을 통해 얻어지는 일정한 수수료를 주 수익원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온라인 구매를 해봤자 아무런 혜택을 얻을 수 없게 된다. 결국 가격 메리트를 제공할 수 없는 판매환경이 소비자를 오프라인 구매를 고집하게 하는 결정적인 이유인 것이다.
기존 영업조직의 극심한 반대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직영 대리점의 경우 일정량을 판매하면 기본급이 주어지지만 영업소 직원들은 전적으로 판매대수에 따라 수당과 성과금을 받고 있다. 다년간 고생해 구축해 놓은 오프라인 영업망을 온라인이라는 굴러온 돌에 의해 빼앗기는 것을 용납할 영업사원은 한명도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최근들어서는 소비자가 몇달을 기다려야 겨우 차를 인도받는 판매호조도 온라인시장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해 대우차 온라인 판매에 자극받아 영업노조의 반발에도 무릅쓰고 온라인 판매시장을 개척한다는 방침을 정했으나 올들어 계획자체를 백지화했다. 사상 최대의 호황국면에서 무리한 온라인 시장개척, 이에 따른 마케팅 등에 전력을 소비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전통산업의 온라인사업이 확산되고 있는 요즘이라지만 자동차 판매시장만큼은 온라인으로의 전환이 아직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온라인판매를 공식 지원해온 대우차의 경우도 최근들어 답보상태인 판매율에 부심하고 있다. 지난 2000년 3월부터 시작된 이 회사 온라인판매는 지난해 이후 평균 월 30대선을 넘지못하고 있다. 영업사원들은 “사실 온라인판매에는 기대를 걸지 않는다. 대신 고객확장,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한 마케팅 차원에서 활용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쌍용차는 온라인 마케팅과 판매를 위해 지원해왔던 쇼핑몰과의 판매제휴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한 상태다. 물론 이유는 안팔려서다. 르노삼성차는 온라인 자동차 판매를 검토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자동차 온라인사이트 리베로의 한 관계자는 “원프라이스를 고집하는 국내 판매환경에서 온라인판매는 요원하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그러나 “GM에 인수된 대우차가 이른바 GM 판매방식을 따를 경우 온라인시장 활성화에 단초를 제공할 여지는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