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7개국간 전자무역 `길` 열렸다

 아시아 7개국간 전자무역시대가 드디어 막이 오른다.

 지난 2000년 5월 시작된 ‘범아시아 국가간 전자무역 네트워크사업’이 회원국간 협의와 제반 인프라 정비를 마치고 현대자동차(한국)와 미쓰비시상사(일본)간을 시발로 내달 첫선을 보이게 된 것이다.

 동아시아 7개국 전자무역기관 협의체인 PAA(Pan Asian e-commerce Alliance)는 지난 주말 싱가포르에 열린 제8차 PAA회의에서 그동안 논의됐던 국가간 전자무역 연동에 대한 기본 골격을 마무리짓고 내달 현대자동차를 시작으로 아시아 6개사 대상의 실제 적용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 회의에서 한국무역정보통신(한국), 트레이드밴(대만), 트레이드링크(홍콩), CIECC(중국), 크림슨로직(싱가포르), TEDI(일본), 다강넷(말레이시아)등 7개국 7개 회원사는 수차례의 테스트를 통해 성과가 확인된 현대차와 미쓰비시상사간 전자무역 실거래(상용서비스)를 추진키로 합의한 것이다.

 ◇PAA 2년의 성과=7개 PAA 회원사들은 우선 그동안 수차례 진행된 사업자간 사전 연동작업, 표준전자문서(ebXML) 규격의 확정, 안전한 전자문서 송수신을 위한 인증체계 상호인정 등을 대표적 성과로 꼽았다. 당초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 3개국으로 시작한 전자무역 국가연동 사업을 7개국으로 확대한 것도 아시아 전자무역 확산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됐다.

 ◇국내기업 참여의미=지난해 이후 수차례의 실증테스트를 거쳐 본거래에 들어가는 이번 PAA 전자무역 네트워크사업에 현대자동차가 참여함에 따라 지금까지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돼온 전자무역사업에 첫 결실을 맺게 됐다. 이에따라 현대차는 제반 무역업무에 쏟아붓던 시간과 경비를 단축하면서 효과적인 수출입 업무가 가능하게 됐다.

 현대차-미쓰비시간 전자무역에서는 회원사인 한국무역정보통신의 국산 프레임워크인 ‘GXML허브’가 적용된다. 이는 성과여부에 따라서는 향후 늘어나는 아시아권 국가간 전자무역에서 국내 기술과 시스템이 확대 적용될 소지를 제공했다는 부수적 성과도 거뒀음을 의미한다. 한국무역정보통신은 이와 함께 올 초 국가간 인증체계의 상호인정을 조율하는 기관에 선정된 데 이어 이번 회의에서 전자무역 프레임워크 채택기관으로 선정됨에 따라 PAA 내에서의 주도적인 역할도 기대된다. 이회사 신동오 사장은 “회원사들이 합의한 전자무역 법률적 기반을 토대로 상용단계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상용서비스 추진=현대자동차와 미쓰비시상사는 인보이스, 패킹리스트, 선적통지 등 3가지 전자문서를 전자무역 방식으로 교환한다. 선복요청(S/R), 검사검역증, 전자 선하증권(B/L), 전자환어음, 전자보험 등의 업무도 조만간 같은 방식으로 처리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선사와 항공사 등 관련 무역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GXML허브’를 통해 운송·물류·금융·결제업무를 토털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PAA는 현대차-미쓰비시간 실거래를 시작으로 연내에 서비스 대상을 한국의 대우자동차, 일본 스미토모상사, 대만의 포모사그룹, 홍콩 TAL 등을 대상으로 확대해갈 계획이다. PAA는 이를 위해 GXML허브 등 각국 PAA 회원사의 메시지 핸들링 시스템을 연동시키는 작업에 나서고 하반기까지는 무역·물류·금융 등을 한데 아우르는 전자무역 프레임워크도 완성해 무역 유관기관들이 웹브라우저로 인터페이스가 가능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전자무역 법적근거 마련=PAA는 또 이번에 그동안 지적돼온 전자무역 실현을 위한 법률적 기반도 마련됐다. 7개 회원사업자간 전자무역 약정인 ‘인터체인지 어그리먼트(Interchange Agreement)’를 정식 채택했다. 인터체인지 어그리먼트는 전자무역을 위한 서류전송에서부터 전송시간, 각종 규격 등을 표준화한 것으로 일종의 전자무역 헌법에 준한다. 이 약속에 의해 사업자들은 동일한 규격의 전자문서를 상호 주고받게 된다.

 PAA는 또 PAA 전자무역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사용자와 PAA 사업자간의 약정인 ‘클럽어그리먼트(Club Agreement)’에 대한 최종검토도 마무리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