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지분 매입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던 SK텔레콤이 마감 직전 이사회를 통해 KT의 전략적 지분 5%를 인수한다고 전격 선언했다. 이에 대해 정부, 업계에서는 당혹스러워하면서 이러한 결정이 어떻게 이뤄진 것인지 궁금해하고 있다.
SK텔레콤 고위 임원들은 전략적 지분 청약 첫날 밤까지도 일제히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오후부터 정부의 압박설 등이 돌기 시작했고 청약 마지막 순간인 지난 19일 11시 30분께 지분 5% 매입을 발표했다.
이 회사 고위 임원들은 막판에 일부 임원들로부터 KT 지분 참여의 필요성 등이 대두됐고 최고경영자층(최태원 SK 회장 등)이 이를 받아들임으로써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SK텔레콤의 KT 지분 참여는 처음부터 계산된 전략에 따른 것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말한다. SK텔레콤은 여러가지 변수를 고려한 시나리오를 작성, 이 중 가장 강력한 방안을 내심에 두고 외부에는 ‘부정적’ ‘불참’ 등의 뉘앙스를 흘리며 삼성측, 정부측을 따돌렸다는 것이다.
현재 SK텔레콤은 ‘말바꾸기’라는 일부 시각에 대해 반발하고 있지만 치열한 기업사회에서 전략이 필요한 것이라고 말해 이같은 설명을 뒷받침했다.
여하튼 최고경영자의 결단과 임원들의 시나리오, 회사의 조직적인 움직임으로 삼성 등을 따돌리며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