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 증시는 주요 IT기업들의 분기 실적 결과가 긍정이었던 데다 소매매출 등 거시지표도 강세로 나타낸 데 힘입어 저가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며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 한주 나스닥은 8.78% 급등했으며 S&P500지수는 4.89% 올랐다. 이로써 주요 지수는 지난 3월초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는 최근 발표된 시스코시스템스와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 등 주요 기술주들의 모두 기대치를 상회했고 16일(현지시각) 장마감 후 순익을 공개한 PC업체 델컴퓨터도 개선된 순익구조를 보여준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델컴퓨터는 1분기 회계연도 주당 순익이 17센트로 예상치보다 1센트를 상회했다. 또 매출 역시 전년 동기대비 0.50% 증가한 80억7000만달러를 기록해 예상치(79억달러)를 웃돌았다. 따라서 2분기에는 매출 82억달러에 주당 순익 18센트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당초 예상치를 크게 웃돌 전망이다.
주 후반 델컴퓨터가 상승곡선의 정점을 이루었지만 나스닥 급등의 단초를 제고한 것은 역시 반도체주들이다. 14일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은 로버트슨 스티븐슨이 하반기 수요 개선이 기대된다는 이유로 투자 의견을 ‘시장수익률’에서 ‘매수’로 상향조정하고, 내년 회계연도 주당 순이익 추산치도 1달러에서 1.05달러로 높였다. 텍사스인스트루먼츠의 2분기 주당 순이익도 5센트에 이르고 매출은 10% 증가할 것이라고 재확인하는 과정이 진행됐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는 기대 이상의 실적 발표로 반도체업종지수를 끌어올리는 ‘끌차’역할을 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16개 전 종목이 고루 상승한 가운데 지난 한주동안 61.01포인트(12.69%) 상승해 541.97을 기록했다.
또 북미 지역의 반도체장비 생산업체들의 4월 수주출하비율이 1.20을 기록, 지난 2000년 6월 이후 최고치로 상승한 것도 반도체 장비시장의 회복 기대를 부추겼다. 특히 5개월 연속 수주규모가 증가했는데 이는 최근 대형 반도체 생산업체들의 잇따른 설비투자 확대 발표와 더불어 반도체 장비시장의 전망을 밝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주 지수 상승의 발판을 마련한 미 증시는 이번주 발표되는 경기선행 지수, 내구재 수주, 1분기 경제성장률 수정치, 주택판매 호수 등 거시지표에 따라 상승세의 지속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