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2면/KT민영화 얻은 것과 남은 것

 

 

 일단은 소유와 경영의 분리라는 원칙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4조78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물량을 깨끗이 털어내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정통부 관계자의 말대로 ‘시장친화적이면서도 전략적투자자 확보가 가능한 매각구조를 만들어낸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정통부는 SK텔레콤이 예상 밖으로 공격적으로 나온 데 놀라는 눈치지만 사외이사 기능강화를 통한 대주주 전횡감시와 경영인 감시, 사장을 해임할 경우 주총 특별결의를 거쳐야 한다는 등의 경영분리 방침이 유효하므로 본래의 의도대로 진행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더군다나 SK텔레콤은 자체 정관의 상호주의 적용에 따라 KT에 사외이사를 추천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경영권 확보’보다는 ‘견제용’이라는 성격이 짙다.

 그러나 정통부가 손을 털어낸 숙제는 ‘KT 지분의 완전매각’이지 ‘KT민영화를 통한 목적의 완전달성’은 아니다. 민간주도의 무한경쟁 환경을 형성해 통신사업자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 민영화의 본디 목적인 만큼 공정경쟁의 틀을 만드는 일이 숙제로 남았다. 가입자망 개방요구, 보편적 역무를 통한 공공성 확보 등의 현안을 ‘공정경쟁’이라는 틀에서 풀어가는 과정에서 민영화의 정신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다. 특히 KT를 통해 통신정책을 이끌어 오던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차원의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이다. 장기적으로 대주주가 경영권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는 의심의 눈초리도 말끔히 가시지 않았다. 지분매각과정에서 공론화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는 터다. 정통부는 “이제 KT에서 손을 완전히 털 것”이라고 시원스레 말하지만 지금까지 뒤켠에 밀려나 있던 시장의 공정경쟁장치에 공을 들여야 할 때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