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공모주청약 최종결과가 전략투자자(대기업) 할당분 5% 초과는 물론 기관 및 일반투자자 청약경쟁률도 4.5대1을 넘긴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당초 예상됐던 ‘공모후 단기주가 비관론’도 상당부분 수정될 수밖에 없게 됐다.
공모전 예상대로라면 공모성공을 위해 비교적 큰 폭으로 할인된 공모가에다 저조한 청약경쟁으로 인해 공모직후 차익실현 매물이 곧바로 시장에 대량으로 풀릴 수 있다는 가정이 우세했지만 17, 18일 실제 청약결과는 이런 가능성을 크게 위축시키기에 충분했다.
시가에서 약 1.4%만 할인된 공모가 5만4000원으로도 성공적인 청약결과가 달성됨으로써 공모후 KT주가는 고공행진은 아니더라도 대세적 강세를 유지할 공산이 커졌다.
더욱이 전략투자자에 할당된 5% 지분(EB물량 포함땐 15%) 중 3.78%(EB 포함 9.3%)를 SK텔레콤이 가져감에 따라 향후 KT주식에 대한 주요 대기업간의 보유의지를 넘어선 쟁탈전도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럴수록 KT주식에 대한 ‘프리미엄 업 현상’도 속도와 무게를 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대부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증시 한 전문가는 “그동안 정부지분 매각 성사여부 자체에만 매달려 KT주가 전망을 너무 비관적으로 잡아온 경향이 있었다”며 “청약결과에서도 나타났듯이 우리나라 통신산업 환경에서 차지하는 KT의 비중과 기업들의 청약열기를 고려할 때 공모후 주가전망도 상당히 밝다”고 말했다.
이같은 대기업의 움직임과 연동해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도 KT주 보유기간을 당초 계획보다 상당기간 늘려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모가와 시가간의 괴리가 그다지 크지 않은 상황에서 공모에 참여한 기관이나 개인은 대기업 등 전략투자자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그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고 있다.
일단 증시주변에선 공모후 KT주가 약세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는 단기차익 실현매물의 대량출회 가능성은 상당부분 희석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물론 공모후 KT주 이상 과열로 인한 주가급등시 비교적 큰 규모로 차익매물이 쏟아질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기관 및 일반투자자들을 가장 불안하게 만들었던 요인은 대기업의 참여의사였다”며 “SK텔레콤이 단독으로 대기업 총물량을 넘는 청약을 냄으로써 이 부분은 완전 불식됐으며 기관 및 개인이 바라보는 향후 주가전망도 어느 정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지분 매각과정에서 만들어진 긍정요인과 함께 이와는 별도로 KT가 자체적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비용축소, 수익성 확대, 인터넷 등 미래사업에서의 매출향상 등 실적구조에서의 여러 희망적 신호도 주가강세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