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모든 HDD 제조사들은 7200vpm의 회전속도에 60Gb 이상의 대용량 제품을 기본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보다 나은 제품을 원하는 사용자들의 요구와 제조사의 이윤 동기가 보기 좋게 맞아떨어진 것이다.
이제 컴퓨터 사용자들에게 HDD의 고속화·대용량화는 기본이 됐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사용자들이 또 하나의 선택항목으로 추가한 것이 있다. 바로 HDD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얼마나 작은가 하는 점이다. 이런 경향은 HDD를 채택한 디지털가전이 PC와 더불어 HDD 시장의 또 다른 한축을 형성할 것이란 전망이 현실화되면서 더욱 힘을 얻어가고 있다. 주로 비디오·오디오 기기들이 가전용 HDD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소음을 최소화한 ‘조용한’ 제품의 생산은 이제 제조업체의 화두가 되었다.
이런 경향이 짙어지면서 최근 각광받고 있는 것이 전통적인 볼베어링을 대체한 유체역학베어링(FDB:Fluid Dynamic Bearing)이다. FDB란 스핀들 모터의 회전축에 넓은 공간과 좁은 공간을 두고 그 사이에 유체를 두어 모터가 회전을 시작하면 넓은 공간의 유체들이 좁은 공간으로 모여 높은 압력의 베어링 효과를 냄으로써 기존 볼 베어링의 단점을 보완하는 기술이다.
베어링은 HDD를 작동시키는 모터 내의 소음원 가운데 하나인데 이를 유체로 교체함으로써 소음 발생 원인에 대한 원천적인 제거를 시도한 것이다. 또한 이 유체는 다른 부분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약화 또는 흡수하는 기능도 하고 있다.
FDB는 이외에 다른 장점을 가지고 있다. 기존 볼 베어링은 둥근 정도가 각각 조금씩 다르면서 복구할 수 없는 이탈 현상을 초래하게 된다. 이는 디스크처럼 둥글지 않은 트랙 때문에 HDD 헤드를 지지하고 있는 액추에이터암(actuator arm)이 디스크회전시 경로에서 약간 벗어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FDB 모터는 이 문제를 최소화함으로써 인치당 더 많은 트랙을 집적할 수 있게 하고 그 결과 한 플래터에 더욱 큰 용량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시게이트사에서 채택하고 있는 소프트소닉(SoftSonic)모터는 FDB를 채택한 대표적인 경우라 할 수 있다. 소음문제에 관한 한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시게이트는 소프트소닉을 장착할 경우 사람의 귀로 들을 수 없는 정도로 소음이 낮아진다고 자랑한다. HDD가 회전할 때 2.0㏈, 데이터를 검색하는 동안에 2.4㏈의 소음이 생기는데 2.5㏈ 이하의 소리는 사람이 인식할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PC용 HDD이든, 가전용 HDD이든간에 업체간 ‘소음죽이기’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 분명하다. 소비자들이 저소음의 제품을 원하고 있고 산업의 지형 자체도 이런 경향을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구열기자 riva910@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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