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초기만 해도 일반인들에게 생소했던 연구센터의 이름이 지금은 널리 알려지게 됐습니다. 그만큼 관련 산업이 크게 발전했다고 볼 수 있겠죠.”
동신대 멀티미디어 콘텐츠 연구센터 허기택 소장(44·컴퓨터 디지털 영상학부 교수)은 “그동안 우수인재 육성과 최첨단 기술개발에 노력한 결과 우수 연구센터로 자리매김했다”며 “21세기 지식기반 사회의 핵심기반인 멀티미디어 콘텐츠 산업의 발전을 위해 연구력을 집중시켜 최상의 결실을 거두겠다”고 말했다.
연구센터는 지난 3년간 멀티미디어 콘텐츠 제작에 관련된 핵심 기반기술과 콘텐츠에 필요한 주요 프로그램을 동시에 개발해왔다. 멀티미디어 콘텐츠 제작은 국내 기술로 크게 발전했으나 아직까지 외국에서 만든 도구를 대부분 사용하고 있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특히 허 소장에게 기억이 남은 것은 무형문화재 호남검무를 3D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해낸 것. 명맥이 단절될 위기에 처했던 호남검무의 춤사위와 기능전수자의 실사장면, 주요 자료 및 영상물을 디지털화함으로써 우리 고유의 문화유산을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
그는 “호남검무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뒤 기능전수자가 교통사고로 숨졌기 때문에 이 작품이 국내에 남아 있는 몇 안되는 귀중한 문화유산이 됐다”며 “이런 사례만 보더라도 멀티미디어 콘텐츠 개발에 더욱 투자를 집중해 발전시켜나가야 할 필요성과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허 소장은 국악의 악보체계인 정간보를 쉽고 빠르고 정확하게 입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했으며 남도소리의 음원을 악보화할 수 있는 음정 추출 프로그램도 선보이는 등 남도 문화를 중심으로 한 멀티미디어 디지털 영상물 콘텐츠 저작도구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시각 특수효과 필터에 대한 알고리듬을 토대로 디지털 영상물 편집 소프트웨어와 플러그인 가능한 동영상 시각 특수효과 필터 라이브러리를 개발하는 등 교육용 동영상 처리 프로그램도 그의 주된 연구성과다.
허 소장은 “우리나라의 멀티미디어 콘텐츠 산업은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뒤떨어져 있는 게 사실이지만 핵심기술을 확보에 집중투자하면 나름대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디지털 콘텐츠 사업체수가 크게 늘어나고 고급 전문인력도 꾸준히 양성되고 있기 때문에 발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와 영상, 오디오, 가상현실, 게임 같은 멀티미디어 영상처리 핵심기반 및 응용기술을 업체에 이전해 상용화해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며 “아울러 교육과 문화재에 관한 CD와 DVD 타이틀을 제작과 학술 및 산학협동 연구도 활발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나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